[미디어펜=김동준 기자]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연일 노동개혁 여야정 라운드테이블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의 결별을 각오하고 노동개혁에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며 “다시 한번 노동개혁을 위한 여야정 라운드테이블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16일에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민주노총의 나라가 되고 있다”며 “노동개혁을 위한 여야정 라운드테이블을 만들자”고 요구했었다.
김 위원장은 19일 비대위 회의에서도 “노동개혁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민주노총과의 결별을 각오하고 해줬으면 좋겠다. 야당이 돕겠다’고 얘기했는데 이제 대통령이 순방을 다녀오셨으니 긍정적인 답을 줬으면 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동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여권의 이른바 지지층 분열을 유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여당이 탄력근로제 도입,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노동현안에서 노동계와 각을 세우자 그 틈을 파고드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또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견제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시장은 최근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발해 모인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펼쳐왔고 나아가 노조를 만들고 활동하는 것이 편한 시를 만들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박 시장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대권행보를 시작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김 위원장은 박 시장을 겨냥 “탄력근로제 합의는 대통령이 주재한 여야정 합의사항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을 들어 “박 시장은 고용세습 비리에 관한 책임이 무거운 분”이라며 “그런 분이 집회에서 노조하기 편한 서울시를 만든다고 했는데 지금이 노조탄압 시대냐”라고 비꼬았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던진 노동개혁에 대한 메시지는 당장 여권이 노동계와 대립하는 상황이 고려됐을 것”이라며 “박 시장의 자기정치 행보에 제동을 거는 취지도 있지 않겠나”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