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내년도 정부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대치로 국회는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고용세습 국정조사 수용을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걸었고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 감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을 열고 “서울교통공사에서 비롯된 고용세습 채용비리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온 국민이 밝혀지길 분노하며 기다리고 있다”며 “박원순 서울시장 한 사람 보호하려고 문재인 정권과 박 시장과 가까운 일부 서울 중진들이 국정조사를 저지하는 것은 머지않아 국민의 지탄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10만 명 가까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가져간 문재인 정권에서 올바르게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는지 국민이 그 실상을 소상히 알 수 있게끔 국정조사를 더이상 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등 조정 소위원회(예결소위) 정수 확대 주장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당은 작년까지 효율적인 예결소위 구성은 15인 이내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 입장을 끝까지 지켜냈는데 올해는 정수를 1명 늘려 비교섭단체에 줘야 한다는 강변을 펴고 있다”며 “(민주당이) 사실상 정부 예산안을 그대로 법정처리 시한 내 가져가겠다는 저의를 가지고 예산심사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회적 공정성을 제외한 고용세습 국정조사, 국회 인사청문 제도를 무력화하는 막무가내식 문재인표 인사강행, 국회 관행과 협상의 틀을 훼손하는 예결소위 정수확대 주장 등이 현안”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막무가내 일방통행 무대포 정치에 가로막혀 아무런 논의도 진척되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김 원내대표는 “대체적으로 고용세습 국정조사는 강력한 투쟁을 해서라도 쟁취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의원들의 생각”이라며 “좀 더 논의하기 위해 오후 2시 의총을 다시 열겠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후 국회 본관 로텐더홀 중앙계단에서 “노조 갑질 고용세습 국정조사 수용하라” “귀족노조 일자리탈취 온 국민이 분노한다” “기회 박탈 고용세습 청년들이 분노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고용세습 국정조사 촉구 피케팅을 벌였다.
같은 날 의총을 연 바른미래당 역시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특히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바른미래당도 이날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브리핑에서 “치열한 의견 교환 끝에 결론적으로 국정조사 관철 전까지 국회 일정에 전면적으로 협조할 수 없는 보이콧 입장을 밝힌다”며 “최소한의 사회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방해하고 예산심사, 법안심사 등을 막는 민주당 행태를 바른미래당이 강하게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앞서 의총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공평한 채용의 기회,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서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요구해 왔다”며 “국정조사를 수용하기만 하면 그 실시 시기를 여당에게 일임하겠다는 양보안까지 제출했음에도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심사, 법안심사의 발목을 결과적으로 잡게 된 것은 바로 정부 여당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시장의 실정이 드러날까 두려운 것인지, 이와 연루된 다른 이들이 자신들의 비리가 드러날까 두려운 것인지, 최소한의 사회정의 회복을 위한 노력마저 외면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일갈했다.
자유한국당은 20일 국회 로텐더홀 중앙계단에서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피케팅을 벌였다./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