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멈춰선 LPG규제 완화, 실효성 있을까

2018-11-20 15:1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디젤을 대신해 액화석유가스(LPG)를 활용한다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LPG차량의 규제가 완화되고 있지만 신차가 출시되지 않아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이 없고 이미 많은 친환경차량의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LPG규제 완화를 친환경정책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 소비자들과 업계의 관측이다.

정부가 추진중인 친환경정책의 일환으로 LPG차량의 규제완화를 추진중이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DB



더욱이 저렴한 비용으로 LPG차량에 수요가 몰리며 연료가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에는 오히려 기존 고객들에게 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가 이날부터 LPG승용차에 대한 규제 완화를 두고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 2016년부터 쌓여있던 상임위 소위 안건 5건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최근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클린 디젤 정책' 폐기를 공언했다. 저공해 디젤 차량에게 부여됐던 인센티브를 없애고 노후 경유차의 운행을 제한하는 한편 공공기관의 디젤 차량을 2030년까지 모두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탈(脫) 디젤화'가 본격 추진되면서 보다 친환경적인 LPG차가 주목받고 있다. LPG차는 가솔린 및 디젤 차량에 비해 온실가스(CO2)와 미세먼지 배출량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가솔린차는 1km당 201.2ug(마이크로그램), 경유차는 4111.8ug의 초미세먼지를 내뿜는데 비해 LPG차량은 측정이 힘들 만큼 배출량이 미미하다. 

탄소배출량도 LPG차량은 1리터당 1826g로 경유차 2399g, 가솔린차 2171g에 비해 적게 나타났다. 미세먼지 대표 원인 물질로 꼽히는 질소산화물의 경우도 LPG차량이 가솔린, 디젤 차량에 비해 적게 배출했다.  

이에 정부는 2017년 당시 기획재정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관계부처가 테스크포스(TF)팀까지 꾸려가며 LPG규제완화에 나섰고 일부차종을 일반 고객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LPG 차량은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영업용차량에 사용되고 있다. 차량 기준으로는 경차와 7인승 다목적차량(RV), 택시만 허용된다.

LPG의 세금은 리터당 221원으로 휘발유(745원)나 경유(528원)보다 저렴해 LPG 사용에 대한 규제 완화는 상당한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정부가 LPG제도 개선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디젤차가 미세먼지를 배출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그 대안으로 LPG 차량이 떠오른 것이다.

르노삼성 도넛형 LPG 탱크 /사진=르노삼성


하지만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생길지에 대한 소비자와 일반인들의 반응은 곱지않다. 

이미 하이브리드조차 친환경차량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고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차가 상용화되고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이동거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사라지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수소차의 지원금과 충전인프라 확산을 위해 추가예산을 배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수상황에서 LPG차량의 규제완화가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부의 연구용역에서 계산한 결과 내년부터 일반인도 LPG차량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수요가 LPG차량으로 분산되면 2030년까지 3600억원의 환경피해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정부가 LPG차량 규제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다른 연료보다 저렴한 세금으로 가격이 낮은 LPG에 일반인들까지 수요가 몰리면 자연스레 세금도 인상이 되고 가격 또한 오를 것이라는 우려다. 

보통 한번 구매해서 3~5년가량을 운영하는 자동차를 초번에 저렴한 연료비 때문에 구입했다가 차후에 가격이 인상되면 정부의 세금만 배불릴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현재 구형 디젤차량들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다른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으로 디젤차 운전자들을 이동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디젤차량의 장점은 높은 토크와 효율성(연비)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비교적 낮은 토크와 연비인 LPG를 대책안으로 들고 나온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다는 점에서 장점은 확실해 보인다"며 "다만 이미 친환경차량들의 보급이 활발히 진행중이고 새로운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LPG차량 규제 완화가 환경문제에 큰 대책이 될 지는 의문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