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김종양 인터폴 선임부총재(전 경기지방경찰청장)가 신임 인터폴(ICPO, 국제형사경찰기구) 총재로 선출됐다. 한국인이 인터폴 총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87차 인터폴 총회에서 김 선임부총재가 인터폴 총재로 당선됐다고 경찰청과 외교부가 밝혔다.
인터폴 총재 임기는 4년이지만 김 총재는 전임자였던 멍훙웨이(孟宏偉, 중국) 전 총재 사임 이후 잔여 임기만 채워야 하기 때문에 2020년 11월까지 2년간 재직할 예정이다. 인터폴 집행위원회 부총재를 역임했던 김 총재는 멍 전 총재가 지난 9월 부패 혐의로 국가감찰위원회 조사를 받아 총재직에서 물러난 이후 총재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경남 창원 출신인 김 총재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92년 경찰에 입문한 김 총재는 서울 성북경찰서장과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등을 거쳐 미국 로스엔젤레스 총영사관 경찰 주재관, 서울지방경찰청 보안부장, 경찰청 외사국장, 경남지방경찰청장 등을 거쳤다. 2015년 경기지방경찰청장(치안정감)을 끝으로 제복을 벗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인터폴 집행위원을, 2015년부터는 인터폴 부총재를 맡았다.
인터폴은 국제범죄와 재난 등 국경을 넘나드는 치안 문제에 대해 각국 경찰 간 공조·협력을 총괄하는 협의체로 1923년 설립됐다. 본부는 프랑스 리옹에 있다. 현재 인터폴 회원국은 194개국으로 유엔(193개국)보다 많다.
외교부는 총재 선거를 앞두고 각국 재외공관을 통해 주재국 정부 부처를 상대로 김 총재 지지를 요청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김 총재 당선에는 러시아 출신 총재 등장에 대한 서방의 반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함께 출마한 프로코프추크 부총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당선 직후 총재직 수락연설에서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인터폴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공동 목표인 '더 안전한 세상'을 위해 함께 가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김 총재의 선출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김종양 인터폴 부총재가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인터폴 총재로 선출됐다. 인터폴은 국제형사경찰기구로 가입국이 194개국이다"며 "아주 자랑스럽다. 국민들과 함께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