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N브랜드에 이어 기아자동차가 고성능 라인업으로 띄우기 위한 GT라인의 신호탄이 K3 GT를 통해 쏘아 올려졌다.
고성능만을 생각한 N브랜드에는 못 미치지만 기아차 나름의 고성능 스펙을 갖추고 등장한 이번 K3 GT는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기기 위한 고객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생각됐다.
다만 고성능을 지향하는 차량으로서 아직 다듬어져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 또 국내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든 5도어라는 점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될 부분이다.
K3 GT는 5개의 문이 달린 패스트백 스타일의 차량이다. 국내에서 한번 도 인기가 있었던 적이 없었던 스타일이다. 하지만 K3 GT는 이런 핸디캡이 있는 디자인을 잘 살려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으로 승화시켰다.
기아차에서는 K3 GT디자인을 두고 패스트백 스타일이라며 기존 패스트백 차량과는 구분을 뒀다. 확실히 꽁무니의 돌출이 덜 하지만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 그리고 날카롭게 뽑힌 상단 스포일러가 오히려 역동성을 더해준다.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K3 GT 5도어 모델을 직접 운전해 봤다. 시승 코스는 경기 남양주시 팔야리까지 왕복 약 150km구간이었다. 자유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및 일부 국도와 도심 주행이 포함됐다.
K3 GT는 세단형 4도어로도 판매되지만 역시 GT라는 이름이 붙기에는 스타일이나 주행감성 면에서 5도어가 더 어울리는 듯 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문짝 5개 달린 차종에서 여러 차례 실패를 맛봤지만 K3 GT는 한 눈에 봐도 그런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집념을 보이듯 밋밋한 5도어 디자인이 아닌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기아자동차 K3 GT 정측면. /사진=미디어펜
기아자동차 K3 GT 1.6리터 터보 엔진이 자리한 엔진룸. /사진=미디어펜
기아자동차 K3 GT 실내 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기아차 스포츠세단 라인업을 대표하는 스팅어와 닮은꼴의 K3를 기반으로 한 전면 디자인과 패스트백 스타일의 잘 빠진 뒤태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완만하게 경사진 루프라인 때문에 적재공간에서는 손해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스포티함을 지향하는 K3 GT는 실용성보다 운전자의 재미와 스타일을 독보이게 만들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스쳐간 해치백스타일의 5도어 차량들이 실용성을 살리려다 오히려 비호감 차량으로 낙인찍힌 것을 감한 아면 더 그렇다.
이 차의 오너가 범용 준중형 세단인 K3와 같은 취급을 받는 불쾌감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디자인 요소들은 잘 빠진 뒤태 외에도 여럿 있다.
전면 디자인은 다크크롬에 이중사출 기술로 레드 컬러 포인트와 GT 엠블럼까지 달아 차별화했고, 옆모습은 중앙부에 레드 컬러 포인트를 더한 GT 전용 18일치 전면가공 알로이 휠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뒷 범퍼 하단의 듀얼 머플러도 비범한 차량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몸을 든든하게 잡아주는 GT 전용 튜블러시트와 묵직한 느낌의 D컷 스티어링 휠이 가속페달을 밟고 싶은 욕구를 솟구치게 한다.
생긴 것만큼이나 달리기 실력도 뛰어나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f·m를 내는 1.6ℓ 터보 가솔린 엔진은 준중형의 날렵한 차체를 거침 없이 잡아끈다.
기아자동차 K3 GT 이중사출로 빨간색 포인트를 살린 그릴과 GT엠블럼. /사진=미디어펜
기아자동차 K3 GT의 스포티함을 살려주는 D컷 스티어링휠과 1열 실내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기아자동차 K3 GT의 공간활용성을 보여주는 트렁크. /사진=미디어펜
특히 램프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진입하며 급가속을 할 때 느낌이 일품이다. K3 GT는 순간적으로 토크량을 높여주는 오버부스트를 지원해 운전자의 달리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기어노브를 왼쪽으로 당겨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면 한층더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여주는 경주마로 변신한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ESG)까지 반응을 하며 청각적으로도 고성능 차량에 가깝게 느껴지도록 했다.
달리는 재미에 빠진 운전자의 흥을 한층 돋궈주는 느낌이다. 다만 이게 엔진이 들려주는 ‘생음악’이 아닌 사운드제너레이터를 통해 나오는 ‘가공음’이라는 게 조금 아쉽다.
K3 GT에는 △에코 △컴포트 △스마트 모드는 드라이빙 모드 버튼을 눌러 순차적으로 변환해야 하지만 △스포츠 모드는 기어노브 조작으로 단번에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도 편리하다.
매끄럽게 빠진 뒤태는 달리는 재미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고속주행에서건 코너링 구간에서건 거추장스런 트렁크를 달고 다니는 세단에 비해 한층 날렵한 느낌이다. 뒷바퀴의 경우 멀티링크시스템이 적용돼 이 같은 안정감을 더한 듯하다. 다만 너무 노면 상태를 많이 전달한다는 느낌은 지우기 힘들다.
다만 충분히 펀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은 고객들이지만 현실적인 선택이 필요한 고객들에겐 훌륭한 대안이 될 듯하다. 더울이 기존 스포티함을 살린 차량들 보다 저렴하고 넓은 뒷좌석과 적재공간으로 패밀리카로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등한 차급으로는 현대차 i30 N Line도 있지만 공간 활용성과 디자인 측면에서 조금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K3 GT 가격은 시승차량과 동일한 패스트백 스타일의 5도어 모델이 Basic 2224만원, Plus 2464만원이다. 세단형인 4도어는 수동변속기 모델이 1993만원, Basic 2170만원, Plus 2425만원이다.
기아자동차 K3 GT에는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미쉐린의 사계절 타이어가 장착돼 있다. /사진=미디어펜
기아자동차 K3 GT 후측면.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