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우리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며 “이 순간 사소한 잘못이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전체 청와대 직원에게 내부 메일로 글을 보내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국민께 폐가 되고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최근 청와대 직원들이 음주폭행과 음주운전으로 징계되고, 또 정치자금 불법 수수 협의 등을 받고 있는 일을 염두에 두고 쓴 것으로 보인다.
임 비서실장은 “최근의 일들로 청와대를 향한 걱정의 목소리가 있음을 모두들 아실 것이다. 청와대 구성원들을 독려해야 하는 저로서는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대통령께 면목없고, 무엇보다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다”라며 “이번 일이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되게 해야겠기에 스스로 몇 가지 다짐을 하면서 여러분께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무엇보다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익숙함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반이 넘은 시점에서 일이 손과 눈에 익었을 것이다”며 “그런 상태로 관성이 이끄는 데로 가면 긴장감은 풀어지고 상상력은 좁아질 것이다. 익숙함, 관성과는 단호하게 결별하시오”라고 당부했다.
임 비서실장은 “우리는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이다. 더 나아가서 국민을 섬기는 공복(公僕)이다.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옷깃을 여밉시다. 저부터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호처 5급 공무원 유모 씨가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한 술집에서 30대 남성을 마구 때린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됐으며, 경찰서에서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경찰관 얼굴을 가격하는 등 행패를 부린 일이 있었다. 청와대는 유씨를 직위해제했다.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23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청와대는 김 비서관을 직권면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