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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유가하락, 수요부진 극복 첨병 될까

2018-11-27 16:17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및 세계 경제 둔화 등으로 원유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를 극복할 첨병이 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8월 중순부터 한 달간 배럴당 15달러 가까이 오르고 100달러 돌파 전망이 나오든 것이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때 2014년을 방불케하는 저유가가 반전을 일으킬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1.6달러를 기록, 지난달 3일 대비 24.8달러 하락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같은 기간 각각 25.8, 24.2달러 떨어졌다.

이는 미국의 증산 요구를 사우디가 수용한 데 따른 것으로, 로이터 통신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최근 사우디의 일일 평균 생산량이 1120만배럴 가량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올 초 일일 평균 1000만배럴 수준의 생산량을 기록한 바 있다.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사우디는 유가 하락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지난달 2일 왕실이 언론인 자말 캬슈끄지 피살의 배후로 지목, 미국의 지지가 필요해지면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사우디에게 증산 요구를 한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우선 지난 6일 열린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에 악영향을 줄 것이 자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집권당에 불리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이란의 핵프로그램과 관련해 경제제재를 복원하기로 한 것도 언급된다. 실제로 이란 원유 수출 금지 이슈가 불거진 9월 말~10월 초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80달러를 넘기기도 했으나, 이란제재 역풍을 우려한 미국이 사우디에 증산 압박을 가하면서 하향세를 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저유가를 선호하는 것도 이유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감산을 통해 유가를 끌어올리려고 하면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강하게 비판해왔다.

최근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가하락은 대단한 일"이라며 "유가 하락은 커다란 감세와도 같은 것으로, 우리 경제에 반가운 뉴스"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잦아들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 듣고 있나"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하락을 반기는 것은 저유가가 경기 부양과 금리 및 물가 안정에 기여한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름값이 낮아지면 상품의 원가가 내려가고 소비심리를 자극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 유가는 산유국들이 감당하기 곤란해 감산카드를 꺼내고 싶어하며, 미국 에너지업계도 견기디 힘든 수준이라는 점에서 국제유가가 더욱 내려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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