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은 27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세수결손 4조 원’을 거듭 문제 삼으며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예결소위 관련 긴급회의를 열고 “이름도 거창한 470조 원의 슈퍼예산을 짜면서 무려 4조 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다는 것은 심각한 예산 착오”라며 “가정에서 가계부 하나 쓰더라도 수입과 지출을 면밀하게 따져 살림살이를 계획하는 마당에 나라 살림을 이처럼 주먹구구로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의 예산심사 지연을 두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데 대해 “야당이 아니라 예산을 심사하는 그 누구라도 4조 원의 세수결손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라며 “(정부는) 가져오겠다는 대책은 안 가져오고 예산심사가 왜 파행이냐고 볼멘소리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맞받았다.
국회 예결위 수석전문위원과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정책위의장 등을 거친 김광림 의원도 “정부는 470조 원의 예산안 중 4조 원의 세입 대책을 들고 오지 않았다”며 “세입예산 추가계 잘못됐다면 모르겠는데, (유류세 인하 등) 전부가 지난 9월 3일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받고 국회에 제출된 뒤 벌어진 일들”이라고 꼬집었다.
기재부 차관 출신의 추경호·송언석 의원도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추 의원은 “구멍난 4조 원을 어떻게 할지 문재인 대통령이 답을 줘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추가 재원 확보 방안을 빨리 제출해야 국회에서 제대로 된 심도 있는 예산심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송 의원도 “정부는 26일까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3당 간사 앞에서 합의했는데, 애석하게도 내놓은 대책은 달랑 한 줄”이라며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정부가 세입 부분에 더 면밀히 따져보면 답은 나와 있다”고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어젯밤 기재부 차관이 ‘정부로서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며 “이는 국채를 발행하려는 꼼수다. 국채를 발행해 나라빚을 늘리는 책임을 국회에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6일부터 파행을 맞이한 예결소위는 이날까지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4조 원의 세수결손’ 책임이 정부에게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안상수 예결위원장은 27일 오전 여야 예결위 간사와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을 불러 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자 장 의원은 회의실을 박차고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