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모비스가 운전자의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해 듀얼모드를 적극활용하고 있다.
자동차가 운전자를 위해 가장 최우선 해야되는 것은 안전이다. 재미와 실용성을 따지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안전이 기본바탕에 있어야 운전자가 마음놓고 자동차에 오를수 있기 때문이다.
올 뉴 K7에 장착된 에어백 /사진=현대모비스
안전 운행에는 크게 2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운전자다. 아무리 좋은 차도 난폭 운전을 하면 도로 위 흉기가 된다. 그 다음은 자동차의 역할이다. 주인을 보호하는 충견처럼 자동차 시스템이 '안전 지킴이'가 되는 것이다.
스마트한 자동차는 어떻게 승객의 안전을 보호할까? 자동차 시스템 중 대표적인 안전 영역인 조향, 제동, 에어백 분야로 나눠져 있다.
◇듀얼 모드로 작동하는 자율주행차용 첨단 조향장치
최근 조향 분야에서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핸들링이 가능한 '듀얼 제어' 방식의 첨단 조향 장치가 개발되고 있다. 국내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차용으로 개발 중인 기술로 세계에서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기술이다. 오는 2020년 양산이 목표다.
이 기술은 하나의 조향 장치 안에 두 개의 독립된 전자 회로가 작동한다. 하나가 고장나더라도 나머지 회로가 정상 작동해 안정적인 조향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핵심 전자 부품(센서, ECU, 모터)을 모두 이중으로 설계했다.
1번 회로와 2번 회로는 고속 통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이상 유무를 체크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1번 시스템을 끄고 2번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제어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듀얼 모드는 이중 안전장치로 볼 수 있다"며 "예측하지 못한 어떤 고장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조향력을 유지하는 게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향 시스템은 곧 나올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이다.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기 때문에 조향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개입하기 힘들다. 자기도 모르게 차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거나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는 모두 'Fail Safe' 개념이 들어 있다. 자동차에서 페일 세이프는 운전자와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시스템 이상 시에 안전 모드로 작동하는 제어 기능을 의미한다. 똑똑한 자동차는 내 몸에 이상이 있는지 스스로 발견하고 어떻게 대처할지를 판단해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이중 충돌센서 탑재 에어백·언덕길서 차 밀리면 파킹브레이크가 보조
자동차 에어백은 시트벨트와 함께 승객을 보호하는 대표적인 안전 장치이다. 사고 충돌시 에어백이 제때 터지지 않으면 승객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에어백이 작동하기 위해 차량에는 충돌센서가 장착돼 있다.
차량 정면과 측면에 각각 충돌센서가 탑재돼 있는데 이 센서를 통해 얻은 충돌 세기와 각도 등의 신호를 분석해 에어백이 터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센서가 문제를 일으킨다면?
차량 에어백 시스템에는 센서 외에 ACU(Airbag Control Unit)라는 부품이 있다. ACU는 에어백의 두뇌라고 보면 되는데 센서로부터 들어온 충돌 신호를 분석해 에어백 전개 여부를 결정하는 곳이다. 센서 상태, 점화 장치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에어백 시스템 전체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역할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ACU 내부에 또 센서가 있다는 것이다. 에어백 전개의 최종 판단을 하는 센서라고 볼 수 있다. 외부 충돌센서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또 다른 센서가 활약을 함으로써 에어백은 정상 작동이 가능하다.
ACU가 에어백 시스템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도 승객 안전에는 큰 도움이 된다. 이상이 발견되면 계기판에 에어백 경고등을 표시하게 되고 이를 확인한 운전자는 차량 점검을 받을 수 있다.
승객의 안전을 위한 듀얼모드는 브레이크에서도 작동한다. 자동차의 성능 중에서 제동 능력의 안정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요즘 자동차에는 첨단 안전, 편의장치들이 많이 들어간다.
HAC(경사로밀림방지장치)도 그 중 하나인데. 언덕에서 이 장치에 오류가 생기면 EPB(전자식주차브레이크)가 차가 밀리지 않도록 단단히 잡아준다. 이를 협조 제어라고 하는데 승객 안전을 위해 자동차 시스템이 이중 안전 장치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브레이크 시스템에는 컴퓨터의 CPU 같은 역할을 하는 부품이 존재한다. 제동에 대한 종합 판단을 하는 곳이다. 이는 다시 주 처리장치와 보조 처리장치로 나눠지는데 주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보조 장치가 기능을 해서 브레이크의 정상 작동을 돕는다.
요즘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ESC(전자식 차체자세제어)도 이중 안전 장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ESC에는 미끄러운 길이나 갑작스럽게 장애물을 만나 회피 주행을 할 때 차량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장치인데 이를 위해 여러 센서가 작동 된다. 조향각, 횡가속도, 휠-스피드 센서 등이 차체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판단한다. 이들 센서 중 어느 하나가 오작동할 경우 나머지 센서들이 상호 보완하도록 설계돼 있어 만일의 상황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
운전자의 개입이 점점 필요 없어지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로 갈수록 자동차의 시스템은 더욱 지능화되고 듀얼모드와 같은 전자제어 시스템의 성능은 고도화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은 곧 승객의 안전을 자동차에 온전히 내맡기는 행위나 다름 없기 때문에 시스템 오류는 용납되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이상 증세가 발생하더라도 이중, 삼중의 백업 시스템을 가동해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되고 차량 내 인공지능 시스템이 승객을 즐겁게 하는 첨단의 시대가 되더라도 자동차가 추구하는 '안전'의 가치는 언제나 옳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