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취약차주 150만명의 이자 부담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한국은행은 30일 오전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1.75%로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인상한 뒤 1년 만이다.
이날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됨에 따라 가장 우려되는 것은 가계부채 문제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최근 둔화된 추세라 과거에 비해 부실 우려가 줄었지만, 취약차주의 대부분이 제2금융권에 쏠려 있어 문제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과 9월에 각각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취약차주의 비은행 대출 보유 비중은 65.5%로 대부분 상호금융과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 쏠려 있다.
취약차주란 3곳 다중채무자이면서 하위 30% 소득이거나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이들을 뜻한다. 이들은 전체 가계 대출자의 7.9%인 149만9000명에 해당되며 대출 규모는 85조1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들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은 올해 1분기 말 250.9%로 전체 차주 LTI인 213.1%를 상회했는데, 500% 이상인 취약차주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리스크를 고려해 최근 금융권에 특별 주문을 내린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금융 현안을 보고 받은 자리에서 "금리 상승기에 제2금융권 등 고금리대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서민금융지원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해 전 금융권이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다.
농·수·신협과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이달부터 취약·연체차주에 한해 원금상환 유예제도를 도입했다. 실직 폐업 등으로 일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정 규모 이하 대출자에게 최대 3년까지 원금 상환을 유예한 것이다.
여기에 은행권은 내년 초까지는 시중 금리가 올라도 대출 금리 인상 폭이 5년 동안 2%포인트로 제한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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