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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국정농단 적폐청산 정부의 '조국 구하기'

2018-12-04 17:17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청와대 내부 비위의 진실은 대체 뭘까? 국민들의 의구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여야 정치권이 벌떼처럼 일어나 치고받는 공방은 점점 거칠어지고 험악해지고 있다. 가타부타 설명도 없다. 검찰·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 보란다.

공직자들의 비위를 감시하고 감찰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전원이 교체됐다.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반부패비서관에 소속된 특별감찰관이 모조리 '문제' 있음으로 낙인찍혔다는 얘긴가. '특별'하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흘러나오는 얘기로는 자리 청탁에 평일 근무시간 골프설 등이다. 교체설이 나오기 이미 한 달 전에 이들의 일탈은 알려졌고 검·경은 조사 중이다. 전원 교체의 배경은 검·경조사가 아니라 청와대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 조사 결과는 차후의 문제다. 국민에 대한 예의다.

정부 출범부터 적폐청산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이 정부가 자신들의 비위에 입을 다물고 있다. 쏟아지는 의혹에 청와대는 해명은커녕 업무 원칙·감찰 사안을 내세워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의혹은 깊어지고 파문은 커지고 있다.

책임자 자리에 있는 조국 민정수석 사퇴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조 수석은 "비위와 무관한 특감반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버틴다. 비위와 관련된 사람들의 의혹을 국민에게 알리는 게 왜 무관한 사람이 피해를 보게 되는 건지 대체 이해 할 수 없다. 책임자의 태도가 아니다. 유체이탈화법이다.

조국 민정수석 사퇴론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조국 구하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적폐청산을 부르짖으며 두 전직 대통령과 수많은 전직 고위공무원들을 감옥으로 보낸 이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 /사진=청와대


이미 청와대의 기강해이는 국민 눈높이를 벗어났다. 최근 시민 폭행 및 갑질, 음주운전, 업무추진비 남용, 대통령 측근 및 친인척 사칭 사기 등 청와대와 관련된 비위 또는 범죄들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특감반 직원들의 비위는 기름을 부은 것이다. 더욱이 청와대의 어물쩍한 태도는 의혹을 부채질 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인사 검증에서 공직 기강, 정부는 물론 권력 내부의 부패까지 담당하고 있는 막강한 권력 조직이다. 특히 특감반은 공직자, 공기업의 비리와 부패를 적발하는 '권력 안의 권력'인 암행어사 격이다. 이런 조직이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이 됐는데도 쉬쉬한다.

조국 수석의 민정수석실은 여야 정치권에 정쟁의 빌미를 던진 게 처음이 아니다.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만 해도 장·차관 후보자 6명이 검증단계에서 낙마했다. 8명의 장관급 인사는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국회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그저 나온 말이 아니다. 조국 수석 경질론도 그때마다 고개를 들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이 속담에 딱 어울리는 게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의 행보다. 국민적 의혹은 뒤로 한 채 '조국 구하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적폐청산을 부르짖으며 두 전직 대통령과 수많은 전직 고위공무원들을 감옥으로 보낸 이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 온갖 별건 수사로 먼지털듯 하고 있는 '적폐와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두 얼굴의 모습과 궤변이 놀라울 뿐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관련자들이) 처세를 잘못한 것이지, 뇌물을 받아먹거나 그런 건 아니다. 사안의 크기만큼 관리자가 책임져야 하는데 그렇게 큰 사안은 아니다"고 했다. '큰 사안'이 아닌데 특감반 전원을 원대 복귀시켰다면 이 정부가 전 정권을 향해 전가의 보도처럼 빼들었던 '직권남용'의 절정이다. 집권당 대표가 국민적 의혹을 뭉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지금 민주당은 '조국 구하기'에 줄을 서고 있다. "조 수석을 흔들지 말라" "조국이 꺾이면 촛불정신이 사그라질 것" "문재인 대통령과 마지막까지 함께할 단 한 분의 동반자를 꼽는다면 단연 조국 수석" "조국 수석을 지금 곳곳에서 흔들고 있지만 이겨내고 개혁의 꽃을 피우기 바란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 했거늘.

한 의원의 3일 '조국을 위한 변명'이란 페이스북 글은 조 수석의 우상화나 다름 아니다. "조국 사퇴를 요구하는 맨 앞줄에 국정농단 부역자들이 있고, 그들은 조국의 사퇴를 촛불정권의 쇠락으로 본다. 그러니 모든 힘을 모아 조국을 퇴진시키려 한다"고 썼다. 선동궤변의 극치이자 본말전도다. 기승전국정농단 부역자다.   

아널드 토인비는 "역사를 바꾸는 데 성공한 창조적 소수는 과거에 일을 성사시킨 자신의 능력과 방법을 지나치게 믿어 우상화의 오류를 범하기 쉽다"고 했다. 독선과 오만에 빠지기 쉬운 '성공의 역설'이다. 지금 이 정부와 집권당이 보이고 있는 행태다. 위험천만이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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