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간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았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두 대표로부터 “어떻게 그럴수 있냐” “적폐연대였어야 했냐” 등 쓴소리만 들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 마련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 농성장을 찾았다.
먼저 손 대표와 만난 홍 원내대표는 “손 대표의 결단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너무 걱정이 된다”며 “민주당으로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에 적극 참여하려고 하고 야3당이 합의한 안에는 100% 동의한다”고 설득했다.
또 “(예산안 협상 과정) 마지막 단계에서 자유한국당이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논의하자고 했는데 저희는 한국당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손 대표는 홍 원내대표의 말을 자르며 “그랬으면 민주당이 야3당과 합의한 것을 가지고서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제에 대해 완전히 합의도 못하는데 예산안만 하자는 게 지금 우리가 당면한 과정에서 맞는 얘기냐”라며 “민주당이 한국당과 (예산안 합의를 위한) 적폐연대를 했어야 했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예산안 통과 뒤에 정개특위서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라고 하는데 그런 무책임한 발언이 어디 있나”라며 “이는 정개특위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고 했다.
대화 막바지에 홍 원내대표가 “아무튼 단식을 좀 풀어달라”고 하자 손 대표는 “그런 얘기 하지 말라. 단식을 어떻게 푸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저희가 빨리 논의하겠다”며 “예산안 통과의 불가피성을 이해해달라. 민주당은 일관되게 비례성을 강화하는 측면으로 (선거제 개편을) 얘기해왔기 때문에 확실히 하겠다”라고 거듭 설득했다.
손 대표는 마지막까지 “예산안 통과 전에 선거법 개정안을 먼저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손 대표 옆에서 단식을 이어가는 이 대표를 찾아서도 야3당이 원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민주당은 동의하지만 한국당의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단식농성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민주당의 선거제 개편 의지가 부족한 점을 꼬집었다.
특히 이 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섭섭하다. 선거제 개편이 자기 밥그릇 지키는 일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글을 올려 사람들의 속을 다 뒤집어 놓느냐”고 성토했다.
옆에 있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홍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편에 대한 ‘야3당안’에 100% 동의한다는 데 대해 “정개특위 위원장으로서 사실관계를 정리하자면 야3당안을 드린 게 아니라 5당 회담이라도 해서 의견교환이라도 해보자는 차원에서 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홍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겠다고 문서로 썼다. 한국당이 반대하길래 그럼 민주당하고라도 (합의)하는 게 좋지 않냐고 하니까 그건 거부하면서 적폐 야합이라고 한다”며 “이게 무슨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나. 본인들 하는 얘기를 생각해 보라”고 역정을 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야당 대표가) 단식하기 전까지는 12월 정기국회에서 선거제 개편 못 다룬다고 얘기해오지 않았느냐”며 “막판 되니까 얘기를 하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다투러 온 건 아닌데 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에 대한 노력을 잘 안 한다는 식으로 사실이 잘못 알려져서 유감”이라며 “도농복합형 하나 때문에 안된 것”이라고 맞섰다. 또 “(선거제 개편은) 국회에서 몇몇 사람이 앉아서 사인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며 “지도부가 (결정)해도 의원들과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를 듣던 이 대표는 “선거제 개편이 해결될 때까지 여기 있겠다”라며 “문 대통령의 약속인데 민주당 지도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야3당이 선거제 개편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국회 로텐더홀을 찾았다./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