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진에어가 내년 8대의 항공기 도입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로부터 5개월째 신규 노선 취항과 항공기 등록 불허 등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제재 완화' 시점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12일 본지가 입수한 대한항공 2019년 기재 도입 및 송출 계획안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4월 B737-맥스 6대를 비롯한 B777 2대 등 총 8대의 항공기를 진에어에 임대할 계획을 수립했다. 진에어는 보유중인 27대 항공기(운용리스 20대·금융리스 7대)를 모두 대한항공에서 리스해오고 있다. B737-맥스는 기존 737시리즈를 개량한 중·단거리용 최신기로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이 신규 도입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B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대한항공은 "서류상의 계획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항공사들이 계약한 리스사로부터 기재를 인도받기 전까지 변수가 많아 통상 일정을 연간 단위로 잡아놓기 때문에 실제 집행이 전제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신규 기재 도입과 관련 "현재 외부에 확인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의 기재 임대 시점이 내년 4월로 계획된 것은 사실상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 해제 시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토부가 내년 1분기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면허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진그룹이 진에어의 성장을 위해 더이상 시간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진에어는 총수일가 갑질 논란이 불거진 지난 7월부터 5개월 동안 신규 노선 취항과 기재 도입이 막혀있다.
국토부의 승인으로 계획된 8대의 항공기를 모두 도입할 경우 진에어의 기단은 27대에서 34대(임차항공기 1대 반납)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제주항공(38대) 에어부산(25대) 티웨이항공(21대) 등 LCC들이 기단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으로, 진에어의 기재 도입 계획이 무산될 경우 내년 7대를 들여오는 제주항공과의 기단격차는 11대에서 18대로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앞서 국토부는 진에어의 경영문화 정상화 정도를 평가해 제재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특정 시점을 못박지는 않았다. 이에 관련업계는 국토부의 제재 해소 시점을 진에어 주주총회가 열리는 2019년 3월 이후로 봤다. 진에어는 경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이사회 구성에 1인 이상의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는 국토부가 진에어의 기재 도입 계획을 승인할 지 주목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이어져 온 제재 해소와 동시에 진에어가 본격적인 경영활동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