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대규모 쇄신인사를 통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전환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굴기를 위해 총력을 다한다.
한동안 미온적으로 보였던 수소사회 구축에 대규모의 새로운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수소사회의 퍼스트무버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그간 보여준 과감한 전략이 기대를 모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현대차그룹은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을 열고 수소 및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함께 2030년 국내에서 연간 기준으로 승용, 상용을 포함해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체제 구축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사회로 가기 위한 첫 단계인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중장기 로드맵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의 현대·기아차 글로벌 점유율을 감안하면 이번 로드맵은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원톱 체제로 구성된 현대차그룹 수뇌부가 있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파격적인 글로벌 인재경영부터 선대의 뜻을 이어받은 현장경영과 품질경영 등으로 성과를 보였던 정의선 수석부회장이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 시절 글로벌 인재경영을 통해 현재 현대차그룹 내의 고성능브랜드와 고급차브랜드를 론칭하고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달성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글로벌 경쟁사의 핵심 인사를 모셔오기 위해 삼고초려한 끝에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와 고성능 팀에 알버트 비어만을 영입했다.
이후 다양한 글로벌 인재들을 직접 국내로 영입했고, 이런 외부 인력들은 현재의 제네시스 팀으로 투입돼 고급화된 그룹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또 일부는 고성능 N브랜드 팀으로 투입돼 글로벌 유수의 모터스포츠에서 활약하는 i30N, i30N TCR, i30N 패스트백, 벨로스터N 등을 배출시키며 가성비의 패밀리카 브랜드로 인식됐던 현대차를 즐길 수 있는 차량을 만드는 브랜드로 변모시켰다.
이 같은 굵직한 실적 때문에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이끌어갈 현대차그룹의 수소분야 퍼스트무버로서의 역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현대차로 2세대 수소연료전기차를 시판해 판매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수소연료전기차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추가될 다양한 수소 파워트레인의 차량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계획대로 산하 브랜드에서 신차출시와 수소산업 발전과 선점을 위해 약124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오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 누적으로 총 7조600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현대차그룹과 협력사의 투자가 단행되면 오는 2030년까지 총 5만1000명의 신규 고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왼쪽부터) 조길형 충주시장,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이 시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협력사와 함께 연간 3000대 규모인 현재 수소전기차 생산 능력을 2020년 약 4배 수준인 1만1000대로 확대하기 위해 내년부터 2년 동안 3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하고 총 13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 넥쏘 증산과 연계하여 투자를 확대하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내년에 최대 4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수소전기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높아 차량 보급이 확대될수록 국내 부품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가속화가 가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부품사들의 입지를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CASE(커넥티드·자율주행·공유·전동화)로 요약되는 급격한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 차량 대비 부품 감소율이 낮아 기존 자동차 부품 생태계를 유지하는데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업계와 한국수출입은행의 부품수 비교조사에 따르면 내연기관차는 3만개, 전기차는 1만9000개, 수소전기차는 2만4000개에 이른다.
오는 2030년 국내 50만대 수소전기차 생산체제가 현실화될 경우 그에 따른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원, 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한 취업유발 효과(한국은행 차량용 취업유발계수 적용)는 약 22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와 울산광역시, 울산테크노파크는 13일 울산광역시청에서 ‘수소연료전지산업 육성 및 수소인프라 확충을 위한 상호협력 MOU’를 체결하고 발전용 연료전지 실증 사업 등 수소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함께 이어갈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수소전기차의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큰 만큼, 협력사와 동반투자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신 성장 기반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머지 않아 다가올 수소경제라는 신 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에 돌입한 현대차그룹은 젊어진 만큼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수소분야에 많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노력은 반전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