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18일 “이제 자유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라며 바른미래당 탈당 및 한국당 재입당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의 일부 당원들은 현재 이 의원이 맡고 있는 국회 정보위원장직 반납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 좌초 이후 지난 2년여 동안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고자 했지만,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보았듯이 국민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라고 바른미래당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다”라며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비현실적이고 아마추어보다 못한 정책으로 기업은 활력을 잃었고, 국민은 일자리를 잃었고, 대한민국은 미래를 잃었다”라고 지적했다.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가진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당원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고 피신하고 있다./미디어펜
이 의원은 “보수 야권은 분열돼 이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라며 “더 힘있고 믿음직스러운 보수, 더 새로운 보수의 이름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민생경제와 국가안보를 되살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의 일부 당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이 의원의 앞을 가로막고 정보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학재는 정보위원장직 내려놔라’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정론관 입구에 모인 당원들은 “이학재는 배신자” “정보위원장 자리 내려놔라”라고 외치며 이 의원의 멱살을 잡는 등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다.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한때 기자회견장 옆 기자실로 피신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피신한 기자실 앞에 진을 친 당원들은 “양심도 없냐” “먹튀하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라”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 의원이 피신한 가운데 양건모 바른미래당 보건위생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이 장물(정보위원장)을 받는다고 하면 장물아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렇게 몰상식하고 양심 없고 창피한 일을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 의원은 피신한 기자실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당적변경과 관련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적변경으로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든지 사퇴했다든지 했던 사례가 전혀 없다”라며 “관례대로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 의원은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면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큰 결단을 하셨다”라며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새로운 여정이 잘 시작됐으면 한다”라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저뿐만이 아니고 보수우파의 지지자들을 포함해서 그 분들이 다 마음고생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협조하겠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