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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이 꺼내든 '도농복합제'…배경은?

2018-12-18 16:33 | 김동준 기자 | blaams89@naver.com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선거제 개편이 여야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아직 명확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다음 총선에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함과 동시에 제1야당이라는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셈법이 두루 작용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지난 주말 여야는 선거제 개편에 대해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특히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군소 야당이 줄곧 주장해 온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포함됐다. 아울러 비례대표 확대와 비례·지역구 의석비율, 의원정수 등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단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에는 부정적이다. 대신 도농복합 선거구제(도농복합제)를 원하는 모습인데, 이는 정개특위에서 내놓은 3가지 선거제 개편안 중 B안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하다. 아직 당 차원에서 논의된 것은 아니지만, 앞서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협상 과정에서도 한국당은 도농복합제를 꺼내든 바 있다.

한국당이 제시한 도농복합제의 경우 농촌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대도시는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자는 게 핵심 골자다. 농촌에서는 1개 선거구제에서 1명의 의원을 선출하고 대도시에서는 선거구별로 2~3명의 의원을 선출하자는 얘기다. 정개특위 B안을 살펴보면 인구 100만 명을 농촌과 대도시를 나누는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한국당이 도농복합제를 주장하는 것은 결국 총선에서의 의석수 확보와 맥이 닿는다. 강세를 보이는 농촌 지역은 현행 선거구제를 두면서 대도시에서도 성과를 내보겠다는 배경에서다.

이는 지난 17~20대 총선 결과를 놓고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비례대표를 제외한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혹은 민주당계)은 서울과 경기 등 대도시가 밀집한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던 반면 한국당(혹은 한나라당·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밀리는 양상을 경북과 경남 등에서 메꿔왔다. 

일례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10석, 새누리당은 105석의 의석을 지역구에서 얻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12석, 경기도에서 19석을 차지했는데, 민주당이 확보한 서울 35석, 경기도 40석에 비하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대신에 새누리당은 지역 기반을 두고 있는 경북과 경남에서 각각 13석, 12석을 확보했다. 한국당이 얻은 전체 의석 중 약 25% 가까운 비중이다. 

통계청의 2017년 인구총조사를 기준으로 경북과 경남에서 인구 100만 명을 넘는 도시는 창원시 한 곳 뿐이다. 이에 도농복합제가 수용될 경우 한국당은 지역에서의 이점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한국당은 도농복합제 도입으로 대도시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대도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의원 선출이 가능해지면 최소한 2등은 하는 한국당에게도 유리한 구도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즉, 제1야당 지위를 방어할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다만 현행 선거제가 도농복합제로 개편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미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극렬하게 반대하기도 했고, 군소 야당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어서다. 정개특위 논의 과정에서는 도농복합제가 파벌정치를 불러일으키고 선거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선거제 개편이 여야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사진은 국회의원 배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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