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은 21일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과 관련, 철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모 과정에서 청와대가 김상균 현 이사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보고받았지만, 정권 실세에 의해 묵살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한국당은 ‘청와대 특감반 정권 실세 사찰 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장인 김도읍 의원은 “2017년 1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철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모와 임명절차가 진행됐다”며 “당시 철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응모자 중 김상균 현 철도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대한 동향보고가 민정수석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동향 보고서의) 내용은 김상균 이사장이 부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부터 2011년경 부하직원에게 5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수회에 걸쳐 금품을 뜯어낸 이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대상자가 지속적으로 금품을 받아가자 동료직원들이 항의해 크게 싸운 사실도 있고, 이는 공단직원 여러명이 목격해 대부분이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에 묻는다. 공단 이사장 응모자였던 김상균 이사장에 대한 비위 첩보에 대해 어디까지 보고를 받았는지 밝혀라”라며 “검토 결과 비위 사실이 없다고 판단하고 임명했는지, 아니면 비위 사실이 있음에도 묵살하고 임명을 강행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아시다시피 최근 코레일과 철도시설관리공단 사이에 강릉선 KTX 등 사고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상당한 다툼이 있었다”며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이 일로 사표를 냈는데, 정작 김상균 이사장은 책임 없이 그대로 재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동향 보고서는 추측컨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정상적인 가동 시스템이었다면 청와대 인사비서관실까지 가서 검증 단계에 들어갔어야 한다”며 “비위 사실이 없다고 판단해서 임명한 것인지, 비위 사실이 있음에도 (정권 실세가) 묵살하고 임명을 강행한 것인지 청와대가 답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주광덕 의원도 “당시 비위 첩보 보고에는 내용이 구체적이고 상당한 (수준의) 객관적인 입증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첩보를 인사비서관실로 이첩해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 내용을 어떻게 조치했는지, 현 정권 실세 중 누가 뒤를 봐주고 있는지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오늘 발표한 것은 측근의 비리를 (청와대가) 묵살한 부분”이라며 “어느 측근이 뒤를 봐줘서 비위 혐의가 있는데 (김상균 이사장의) 임명이 되고, 이번 사건에서도 특별한 책임을 묻지 않게 됐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청와대가 답을 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의원은 “(정권 실세와 관련) 저희들이 파악하기에 참여정부 당시의 상당한 지위에 있었던 분이고, 현 정권에서도 상당한 지위에 있다”고 했다. 주 의원은 “청와대 안인지 밖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실세는 확실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번 동향 보고서는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한 김태우 전 특감반원에 의해 작성됐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