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해치백무덤이라는 한국시장에서 르노삼성자동차가 새로운 신차를 들고 나오며 시장을 흔들었다.
기존 국내 소비자들에게 식상했던 차량 엑센트와 i30를 앞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에 출시된 클리오는 11월까지 총 3406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엑센트는 세단과 해치백을 포함해 총 3144대, 현대차 i30는 1492대다. 침체된 시장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르노삼성은 클리오 론칭과 함께 르노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르노 엠블럼을 그대로 유지하고, 풀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등 완제품 수입의 형태로 판매되는 만큼 수입차로 포지셔닝했다. 수입차 시장에서의 경쟁차로는 유럽내 라이벌 푸조 208을 조준했다.
클리오의 판매량은 당초 르노삼성의 목표량 월 1000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판매를 이뤄냈다. 엑센트의 경우 가격은 1000만원 초중반으로 클리오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오히려 판매량은 클리오가 앞섰다. 프리미엄 소형차를 원하는 수요가 움직인 것이다.
클리오의 인기 이유는 소형차만의 장점에 프리미엄 감성을 더했기 때문으로 얘기된다. 소형차의 작은 차체에서 비롯된 가벼운 무게, 그에 따른 높은 연비, 간편한 주차 등 운전이 서툰 젊은 운전자들의 요구를 만족함은 물론, 소형차 특유의 운전 재미를 지녔다.
클리오에는 르노의 모터스포츠 DNA가 담겨있다. 초대 클리오가 출시되고 1년이 지난 1991년 고성능 모델 RSi가 등장했다. 작은 차체에 1.8ℓ 엔진을 올려 최고출력은 110마력 수준이었다. 당시 소형차 출력이 50~90마력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출력이다.
1993년에는 호몰로게이션(양산차가 자동차 경주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공인을 취득하는 것)을 위해 2.0ℓ 엔진을 얹은 클리오 윌리엄을 선보였다. 당시 르노가 이끌던 F1 팀의 이름을 딴 클리오 윌리엄은 3800대 한정 생산됐다. 최고출력은 145마력에 달했다.
핫해치의 반열에 오른 클리오 윌리엄은 대성공을 거뒀고, 결국 세 번째 시리즈까지 총 1만2000대 이상 생산됐다. 르노의 모터스포츠 디비전 르노 스포트가 주무른 윌리엄 16S는 생산이 종료되고 나서 이듬해인 1996년 F1 경기의 세이프티카로 등장하기도 했다.
클리오에는 이러한 헤리티지와 유전자가 숨 쉬고 있다. 유럽에서 클리오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푸조 208과 미니 쿠퍼 역시 모터스포츠를 통해 이름을 알린 모델들이다. 성능과 역사에서 이들 해치백 모델들은 오랜 명성과 함께 지금도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클리오에는 QM3와 동일한 1.5ℓ dCi 디젤엔진과 6단 DCT 변속기가 적용됐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m의 파워트레인은 낮은 엔진회전에서 높은 토크를 발생시켜 일상에서의 순발력이 강조됐다. 특히 연비는 17.1km/ℓ(도심 16.4, 고속 18.0)에 달한다.
르노 브랜드는 최근 120대 한정판 클리오 '스틸 에디션'을 출시했다. 스틸 에디션은 르노 브랜드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모델로 스틸 배지와 육각형 전용 데칼로 차별화됐다. 판매 가격은 2155만원으로 인텐스의 2278만원 대비 낮게 책정돼 경쟁력을 높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