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연간실적 기록을 예약하고 있지만 표정이 어둡다. 반도체에 대한 불안감이 짙어지면서다. 최근 글로벌전략회에서도 반도체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심도있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248조3300억원과 영업이익 62조600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를 훌쩍 뛰어 넘은 연간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매출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신기록 달성에 대한 기쁨보다 걱정이 크다. 실적을 이끌어온 반도체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영향은 당장 4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올해 4분기 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를 각각 63조8300억원, 13조9700억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4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삼성전자의 수익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데다 주요 거래처가 재고 관리에 나서면서 수요가 줄고 있다는 이유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시황 회복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내년 1분기와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2조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하반기 이후 삼성전자의 수익이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체의 데이터센터 증설 등 반도체 수요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국제 금융시장의 급변동,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메모리 업체의 신규 생산능력 축소가 2분기부터 공급 감소 효과로 이어지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텔의 신규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출시로 CPU 공급부족이 완화되면서 신규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 부진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반도체 전략 수립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시스템 LSI 등 비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편중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간의 차이만 있었을 뿐 반도체 비즈니스는 상승기와 하강기가 지속됐다”며 “다음 상승기를 대비한 치밀한 제조사들의 전략과 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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