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매년 항공시장에서 성장세를 확대하고 있는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자사 조종사에게 오프수당(쉬는 날 비행을 하는 조건으로 지급하는 일당) 지급 및 인상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27일 노사 단체협상에서 조종사 오프수당 인상률을 최소 200%부터 250%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안에 합의할 예정이다. 노사는 매달 8~9일을 휴무(비번)로 정하고 있는데 이 때 비행에 투입되는 횟수대로 200%(1차), 200%(2차), 250%(3차)의 수당을 받게 된다. 현행 오프수당은 통상임금의 150%부터 시작한다.
앞서 지난해 7월 오프수당을 신설한 제주항공도 조종사가 비번날 근무에 투입될 경우 500달러(한화 56만원)의 수당을 지급 중이다. 이는 현행 휴일수당(통상임금 150%)보다 두배 높은 액수다. 티웨이항공도 제주항공과 비슷한 수준의 오프수당을 지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CC들이 조종사 오프수당 신설 및 인상에 나선 것은 취항노선 대비 조종 인력이 부족한 탓으로 풀이된다. 매년 조종사들이 중국 등 해외로 이직하며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고육지책으로 오프수당 등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국적 LCC들은 주력기종인 B737-800 1대를 신규로 들여올 때마다 운항승무원 12명(기장 6명·부기장 6명)을 필요로 하지만, 매년 20~30명가량인원이 이직하는 실정이다. 채용인원 중 교육만 받다가 중간에 퇴사하는 비율도 적지 않다.
LCC 한 관계자는 "대형항공사 출신 기장들이 LCC에서 3년여 만에 기장으로 승급해 다시 중국 등 해외 항공사로 이직하는 패턴이 굳어지고 있다"면서 "항공기 추가 도입 계획에 따른 소요 인력을 감안하면 인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내년 LCC들의 취항노선과 기단이 늘어남에 따라 조종사 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LCC 6개사의 내년 국제선 여객수가 올해보다 19.6% 늘어난 3036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단 39대·정기노선 수 60개를 보유중인 제주항공에 이어 진에어(26대·34개) 에어부산(25대·36개) 티웨이항공(24대·47개) 이스타항공(19대·34개) 등의 순으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내년 LCC들이 신규 도입하는 항공기 대수는 총 30대 이상이다. 향후 10년간 국내 항공사 조종사 수요는 매년 최대 709명(기장 311명, 부기장 398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조종인력 양성체계 점검과 함께 LCC들도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