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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신용한 "생존논리 매몰…보수, 자발적 헌신 없다면 국민이 심판"

2018-12-26 18:08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반문연대라는 반사이익에 기대어 보수 대통합을 기대할 수 없다. '적폐 청산'은 매우 무거운 단어다. '반문연대, 문재인 대통령을 반대해 뭉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하자'는 대안이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해법으로 나와야 한다."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호감이 나아졌는가.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기 힘들다. 상대편이 '촛불'로 심판했고 거기서 밀렸다. 반문연대로는 이와 같은 상황이 또 일어날 것이다. 그럼 국민들만 불행해진다."

세대교체 기수로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인재영입 1호'였던 신용한 전 충북지사 후보는 26일 입당 10개월 만에 탈당을 선언하면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용한 전 후보(서원대 석좌교수)는 인터뷰에서 "향후 보수 대통합과 개혁 방향은 자발적인 희생으로 카타르시스를 주지 않으면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며 "책임 희생 헌신이라는 보수의 기본정신, 자발적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앞서 이날 바른미래당 탈당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걸치기보다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 광야로 나가겠다"며 "국민 상호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통합의 큰길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과 틀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인터뷰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 보수를 보수하라는 관점에서 홍준표-김무성과 같은 사람들이 나를 밟고 넘어가라면서 장렬한 카타르시스를 국민들에게 주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면서 "최근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21명을 인적청산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중 6명 정도만 의미만 있다. 이렇게 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군가가 과감하게 나와 썩은 살을 도려내야 하지만 현재 인적쇄신에 대한 반발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보수 쇄신까지는 멀어 보인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국민통합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이날 입장문에서 탈당 이유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으로 시작했던 바른미래당은 저의 소신이나 비전, 가치, 철학과 너무 크게 결이 어긋나 있었다"며 "3등을 할지언정 3류는 되지 않겠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걸고 뛰어왔던 저의 의지와 비교하면 당의 실상은 아주 달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 교수는 인터뷰에서 "지난 지방선거 하나만을 바라보면 바른미래당 스스로 전쟁을 치르기 전에 승패가 났다"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지만 전략과 전술도 없었고 '스스로 3류임을 자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도 비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되지도 않는 공천싸움을 전국 곳곳에서 보면서 안타까웠다"며 "바른미래당은 달라야 했는데 가치적 동질체가 아니라 그때그때 사람을 쓰고 버리는 '자리적' 동질체에 불과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신 교수는 "이념적 분할, 진보 보수 좌우 등 프레임 스펙트럼에 매몰되어서 바른미래당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컸다"며 "안주할 것이냐 미래를 개척할 것이냐, 과거냐 미래냐라는 틀로 바꾸는 과감한 시도가 있어야 했지만 그런 시도를 본 적 없고 소위 생존논리만 있었다. 최근 불거진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이를 벗어나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세대교체 기수로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인재영입 1호'였던 신용한 전 충북지사 후보가 26일 입당 10개월만에 탈당을 선언했다. 신용한 전 후보는 이날 입장문에서 "3등을 할지언정 삼류는 되지 않겠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걸고 뛰어왔던 저의 의지와 비교하면 당의 실상은 아주 달랐다"고 말했다./사진=미디어펜


신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지난주 첫 데드크로스(부정>긍정평가)를 보인 것에 대해 묻자 "정권 1년차 인기가 좋을 때에는 매사를 '승패 논리'로 개념 규정하는 성향이 있다. 뭐가 잘못되면 양해를 구하고 바꾸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 한다"며 "밀리면 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다. 지난 박근혜정부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교수는 "문재인정부도 선악에 대한 이분법이 강하다. 이들은 대학시절부터 선민의식이 강했다"며 "깨끗한 것과 뽑힌 것, 우리는 부정부패하지 않고 선출된 사람들이라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아 지는 것에 대해 잘 인정하지 않고 소위 '촛불'을 통해 선민의식이 더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 52시간제 강행 및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정책에 대해 인터뷰에서 "일자리 정책은 멀리 있지 않다. 사람의 심리를 건드려주는 것인데 심리 자체를 죽여버렸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통화승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가처분소득을 쓸 수 있는 티핑포인트를 건드려주어 심리를 일으키고 일명 다이내믹코리아로 가야 하는데 기업부터 죽이기 시작했다"며 "그러면 기업들이 춤을 추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신 교수는 "분배를 통해 밑으로 내린다고 하는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 곳곳의 작은 모세혈관부터 막히게 됐다"며 "산업 교육 노동시장 등 3가지 구조적 요인 모두에서 실패를 거듭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교수는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하면서 매우 큰 차이가 나는 지역별 속성을 감안해 업종별 지역별로 예외를 만들어야 했는데, 정부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노동시장 구조개혁 차원에서 전체 근로자 2710만명 중 민노총 83만, 한노총 93만명의 양보를 받지 않아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신 교수는 우암홀딩스 대표이사·맥스창업투자 대표이사·박근혜정부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서원대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고, 지난 3월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미래당에 입당했다.

이날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신 교수는 향후 거취에 대해 "합리적 지식인들과 포럼을 만들어 1월말 출범할 예정"이라며 "시민단체 및 전문가그룹과 함께 보수 진보, 좌파 우파의 이념체계를 넘어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과 틀을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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