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올 한해 카드사는 초상집 분위기다.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에 카드사의 올해 순익은 이미 고꾸라졌고, 내년 전망 역시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 곡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는 이미 매물로 등장했고, 은행계 카드사들은 재합병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선 어두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지만 각종 제약으로 인해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당장 내년 1월부터 카드사는 PG하위 온라인사업자와 개인택시, 신규사업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으로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연 매출 5억원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던 우대수수료율 적용 범위가 연 매출액 30억원 상당의 가맹점까지 확대돼 전 가맹점의 93%가 우대수수료 적용을 받게 됐고, 연 매출 500억원 이하 대형가맹점들 역시 1%대 수수료를 적용받게 된다.
카드 수수료는 꾸준히 인하돼 수익성엔 이미 빨간불이 켜졌으며, 시중금리까지 상승세로 자금조달 비용까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급감했다. 지난 3분기 역시 국내 전업계 카드사 8곳의 누적 순이익은 총 4053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4223억원)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업계에서 내다보는 전망 역시 어둡다. 여신금융연구소는 내년 카드사 손실분 700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 5000억원, 2021년 3000억원 등으로 3년간 1조5000억원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수수료 인하로 인한 카드사의 순이익 감소폭이 각 사별로 640억~1830억원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신한카드의 순이익 감소액이 1830억원으로 가장 크고, KB국민카드가 1530억원, 삼성카드 1310억원, 현대카드 1210억원, 우리카드 770억원, 하나카드 710억원, 롯데카드 640억원 등으로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 8% 카드자산 증가와 마케팅비 수수료 감소에 따른 비례적 감축을 가정해 각 카드사들의 내년 순이익 감소폭을 32억~67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내년 사업 계획마저 손을 놔버렸다. 현재 금융당국에서 논의 중인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가 내년 1월 말쯤 결론이 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 등에서 카드사들의 신용평가업 진출 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업계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미 나이스평가정보, KCB 등 기존 업체들이 기반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8개 카드사들의 동시다발적인 시장 진출은 수익성 측면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에 상응하는 효과를 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신사업으로 추진한다 해도 정착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실익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신용평가사 이외에는 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 역시 카드사들의 신사업 영역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빅데이터 활용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법적 규제도 사업 활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어 카드사의 수익 활로 개척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 업계전문가는 내년 카드사의 순익은 올해 대비 50% 이상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내년 카드사의 순익은 올해 대비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부터 적용되는 수수료 인하 정책은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대출 사업 부분 역시 금리가 낮아지며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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