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까지 떨어지면서 편중도를 완화하려던 조선업계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8일 국제유가는 평균 50.1달러로 집계됐으며, 특히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17일부터 40달러대로 접어들었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기조 강화와 세계경제성장률 저하를 비롯한 수요부진에 공급과잉이 겹쳐 발생한 것으로, 사우디를 위시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반등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액화천연가스(LNG)선이 조선업계의 '황금돼지'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 기조에서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적고 가격경쟁력이 더욱 중시되기 때문이다.
11월11일 프랑스 몽투아 LNG터미널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선간 환적이 이뤄지고 있다./사진=대우조선해양
실제로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는 현대중공업의 1건에 불과했으며, 대우조선이 뛰어든 로즈뱅크 수주전에서는 싱가포르 셈코프마린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앞서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0월 올해 조선업계가 5개 정도의 해양플랜트 수주를 노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최대 60억달러의 수주성과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는 국제유가가 75달러에 육박했을 때 나온 것으로, 이후 상황이 변하면서 이같은 주장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LNG선을 제외한 상선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전황도 개선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의 기술격차가 줄어든 가운데 인건비 등 고정비용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차이가 현저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임금이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도 최저임금이 2년 연속 급등한 탓이다.
또한 최저임금 지급과 관련해 검찰에 송치됐던 대우조선해양이 무혐의 판정을 받았으나,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에 법정 주휴수당을 포함한다는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추가적인 부담이 예상되고 있다.
철강-조선업계 후판값 협상에서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사진=동국제강
철강업계와의 후판값 협상에서 결국 철강업계의 인상 요구가 관철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선3사의 임단협에서 기본급이 줄어들지 않고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와 고용 보장 등 탄력적 인력 운용에 반대하는 조항들이 담겼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 개선에 난항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기본급 동결과 정기승급 3.3% 인상을 골자로 하는 3년치 임단협을 타결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기본급 0.97% 인상과 최저시급 기준 미달 인원에 대한 수당 지급 등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을 이행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동결과 통상임금범위 확대 등을 놓고 재논의를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NG물동량 증가로 향후 시장확대가 기대되고 있지만, 주력으로 삼고 있는 LNG선의 시장규모가 여전히 크지 않은 점도 문제"라며 "LNG선 운임 저하로 발주 동력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선종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1건에 불과했음에도 현대중공업이 수주 목표 달성에 성공하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90%·80% 가량의 달성률을 보였다"면서도 "해양부문 부진이 이어질 경우 인력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