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폭로한 ‘KT&G 사장 교체’ 외압설 의혹과 관련, 기재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작성됐고, 실행까지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KT&G 관련 동향 보고’ 문건은 지난해 1월 당시 기재부 국고국의 출자관리 과장이 작성했음을 확인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심 의원은 특히 기재부의 해당 문건에는 단순한 동향보고를 넘어서 민간회사 사장 교체를 위한 구체적인 정부의 대응방안까지 작성돼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심 의원은 기재부의 문건에 ‘현실적으로 정부의 사장 선임과정 개입은 불가능’이라고 밝히면서도 △7.8%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행을 통해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의 투명·공정한 운영을 요구할 수 있고 △기업은행이 주주권을 행사해 구체적인 사추위 위원 명단과 향후 진행절차에 대해 공개 요구 등이 가능하다는 등의 내용이 적시돼 있다고 전했다.
또한 “외국인 주주(54%)의 의결권 대행사(ISS) 등 우호세력 확보를 통해 외부인사 최고경영자(CEO) 영입 필요성을 설득한다”는 방안 등도 제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이어 “문건에는 정관상 이사회 이사는 총 10명까지 선임 가능하다고 하지만 현재 총 8명인 만큼 사외이사 2명을 추가 선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는 등 사장 교체를 위한 정부의 다각도 대응책이 나와 있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KT&G 측에 정관상 추가 선임이 가능한 이사 2명을 충원할 것을 요구해 사외이사 추천을 위한 주주제안권을 행사하고,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위한 집중투표제 실시를 요청하는 등의 구체적인 대응방안도 작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기재부의 해당 문건이 실행에 옮겨진 것으로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2월 2일 KT&G 지분의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하고, 모 숭실대 교수 및 모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심 의원은 “기재부가 민간회사인 KT&G 사장 교체와 관련해 기재부에서 문건을 작성했다고 시인했다”며 “기재부는 이 같은 불법개입에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익을 위한 내부고발자를 고발하며 겁박하고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탈법을 한 정황이 농후하며, 내부고발자에 대한 압박과 증거인멸이 진행되기 전 국정조사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