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는 물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감찰까지 언급되면서 자유한국당의 공세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3일 청와대의 기재부 적자 국채 발행 압력 및 KT&G 사장 인선 개입 등 의혹을 폭로한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신 전 사무관은 경찰에 의해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발견됐지만, 해당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당장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를 공익제보로 보고 있는 한국당은 이날 논평에서 “자살을 기도했던 신 전 사무관 신변에 이상이 없는 모습으로 조속히 발견돼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며 “정부와 여당은 이제라도 공익신고자보호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신 전 사무관을 보호하고 수사기관에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이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당 지도부 차원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신 전 사무관을 범법자로 몰고 있다는 성토도 있었다. 폭로 이후 기재부의 고발이나 더불어민주당의 평가절하성 발언 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등 여권이 과거 공익제보자 보호를 주창해 온 행태를 문제 삼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현 정부는 공익신고 강화를 국정과제로 선정한 정부다. 여당도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한 발언과 법안을 쏟아낸 바 있다”며 “그런데 태도를 180도 바꿔 힘없는 실무자들을 필사적으로 범법자로 몰아가는 것에 분노에 앞서 가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명예훼손이며 면책특권 뒤에 숨은 인권침해다. 공익제보자의 입을 권력의 힘으로 막으려 하는 현 정권의 위선을 국민이 모를 리 없다”며 “한국당은 진실을 위해 거대권력에 맞서는 이들을 보호하며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신 전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 청와대와 기재부 관계자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소집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불거진 박 비서관의 고교동문 검찰 고위간부 첩보 묵살 의혹도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운영위에 출석했던 조국 민정수석은 박 비서관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상인지 확인하겠다”고 했었다.
당시 운영위에서 조 수석으로부터 해당 발언을 이끌어 낸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주 정도까지는 청와대에 감찰할 시간을 주고, 이후 청와대가 감찰 결과를 발표하게 되면 그 내용에 따라 (당 지도부 차원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감찰에서 박 비서관의 행동에 혐의가 있다고 한다면 이는 검찰 이첩사항이고, 법적인 책임도 본인이 지면 되는 것”이라며 “일련의 일들이 발생하게 된 것은 (민정수석실의) 기강 문제이기 때문에 조 수석도 책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