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가 무사히 발견된 3일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 것”이라며 신 전 사무관의 폭로를 평가 절하했다.
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재민을 분석한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이처럼 밝혔다. 현재 이 글은 지워진 상태다.
손 의원은 “신재민은 2004년 (고려대) 입학, 2014년에 공무원이 됐다. 10년 만에 원하던 행정직 공무원이 됐으니 고시 공부 기간은 약간 긴 편”이라며 “꿈꾸던 공무원이 돼 기재부에 들어간다. 그러나 몇 년 일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자기가 꿈꾸던 것보다 공무원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무원의 봉급이라는 것이 큰돈을 만들기에 어림도 없고 진급 또한 까마득하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라며 “지난해 7월 신재민은 뭔가를 획책한다. 제 추측으로는 단기간에 큰돈을 버는 일이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 종잣돈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어디선가 돈을 만들었는데 여의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 신재민은 7월 기재부에서 퇴직하고 7월에 메가스터디와 계약한다”며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전화번호도 바꾼 채 4개월 동안 잠적한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무슨 죄를 지어서 4개월이나 잠적했을까”라며 “4개월간 부모님께 연락 한 번 안 하다가 별안간 유튜브에 나타나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다. 그동안 피해 다니던 당사자들에게 면죄부를 받으며 단시간에 가장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 거다. 신재민에게 가장 급한 건 돈”이라고도 강조했다.
손 의원은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난하며 “신재민이 기껏 들고나온 카드는 불발탄 2개다. KT&G 사장은 교체되지 않았고, 국채 추가발행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당은 더 망신당하지 말고 지난해 7월~12월 말까지 신재민이 왜 잠적했는지를 먼저 알아봐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학원에서 계약금을 받았다면 얼마를 받았는지, 그 계약은 어떤 내용이었고 신재민이 어떤 항목을 어겼는지, 신재민은 어떤 핑계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는지 왜 잠적까지 했는지 등 이걸 모두 알아내고 나서도 늦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손 의원이 신 전 사무관을 비판하는 것이 과거 보여온 행태와 대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의원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증언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와 노승일 전 케이스포츠재단 부장을 따로 만난 뒤 이들에 대한 신변보호의 필요성을 적극 피력한 바 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맨 오른쪽)은 2016년 12월 '최순실 국조특위' 제5차 청문회가 열린 22일 다음날인 23일, 전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던 고영태 증인과 노승일 참고인을 직접 만났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이들을 간접적으로 '의인'으로 칭하기도 했다./손혜원 의원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