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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GBC 착공…현대차 정의선 '혁신 DNA' 싣고 달린다

2019-01-05 10:3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한해 시작을 알리는 시무식을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직접 진행하며 본격적인 정의선 체재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젊어진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새로운 현대차그룹으로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본격적인 데뷔전을 치러야 하는 한해 이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지배구조 개편과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연내 착공, 실적개선 등의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10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유일하게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투기자본을 앞세운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대에 순환출자 해소를 중단해야 했다. 현대차 지분 3.0%를 보유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대주주 의결권 제한을 요구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었다. 

현대차 입장에서 한 번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재개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현재 시장에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비율 조정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모듈 부문의 수익성이 하락세에 접어든 시장 상황에서 AS부문의 분할에 대한 타당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또 현대글로비스의 가치 하락으로 인한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지분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 한 후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떠오르는 방안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 이후 존속법인인 지배회사와 모듈·AS부품 회사를 떼어낸 신설법인을 각각 재상장하는 방식이다. 

분할비율에 대한 시장 평가를 반영할 수 있게 돼 합병비율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16.88%를 보유한 기아차다. 이어 정몽구 회장이 2대주주로 6.96%를 보유했으며 현대제철 5.66%, 현대글로비스가 0.67%를 보유 중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대신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몽구 회장 역시 6.71%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해당 주식을 매각해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비용을 충당하면 된다.  

지배구조 개편의 유력한 시나리오로 최근 떠오르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의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현대모비스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오토에버 상장을 공식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 회사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19.46%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다. 총자산은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7309억원, 자본총계는 3947억원이다. 매출액 1조1587억원, 영업이익 606억원, 순이익 521억원 규모다.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과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설 또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설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연말 현대차그룹 전략기획 담당했던 정진행 부회장이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것과 관련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활용한 지배구조 개편 일환으로 양사 합병을 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분 11.72%를 보유한 2대주주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두 회사가 지배구조 개편에 어떤식으로든 동조할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것 중 하나는 정몽구 회장의 숙원사업인 GBC 착공이다. 지난해 말 현대차그룹 GBC가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가능성은 높아진 상태다. 국토부 본 심의를 통과할 경우 GBC 올 상반기 착공이 가능해진다.   

현대자동차그룹 105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한전으로부터 삼성동 부지 7만9342㎡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감정가(3조3466억원)의 세 배가 넘는 3.3㎡당 4억4000만원에 사들였지만 인수한 지 4년이 지났음에도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공사 일정이 한없이 지연되면서 현대차뿐 아니라 GBC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남다른 속앓이를 해왔다. 하지만 좌초 위기에 몰렸던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이 올해 본궤도에 오른 전망이다. 

GBC 건립을 통한 경제활성화는 실보다 득이 더 많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이전 부지에 건설하는 GBC는 105층 높이 빌딩 1개와 35층짜리 호텔·오피스텔 1개, 6~9층 컨벤션·공연장 3개로 총 5개 빌딩으로 구성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에 실패를 맛본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입장에서 충분히 시간을 들여 해외자본과 시장의 이해를 얻어 설득할 것”이라며 “GBC가 연내 착공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오는 2023년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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