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미국 라스베이거스/조한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로봇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2019에서 양사는 나란히 로봇을 공개하며 신사업 육성의지를 분명이 했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프로젝트로 개발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GEMS)’과 ‘삼성봇’을 처음 공개했다.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을 착용한 삼성종합기술원 관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삼성전자 부스에서 로봇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삼성전자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9)를 앞두고 깜짝 카드로 로봇을 꺼냈다. 앞서 로봇 사업을 시작한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가 진입하면서 관련 기술의 발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사업에 대해 삼성전자는 “그동안 축적해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AI를 적용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 삶의 질을 높여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로봇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CES 2019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보행 보조 로봇은 근력저하, 질환, 상해 등으로 인해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도울 수 있는 제품이다.
보행 보조 로봇은 사용자 필요에 따라 고관절, 무릎, 발목 등에 착용해 보행에 관여하는 주요 근육의 부하를 덜고 신체 에너지 소모를 줄여 준다. 고관절에 착용하는 로봇(GEMS-Hip)은 걸을 때 힘을 보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무릎에 착용하는 로봇(GEMS-Knee)은 관절염 환자, 재활 대상자 등을 위한 장치다. 발목에 작용하는 로봇(GEMS-Ankle)은 걷는 속도와 보행 대칭성을 개선해 준다.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은 임상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상태다. 고관절에 착용하는 로봇의 경우 65~84세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보행시 23% 에너지를 줄여주고, 보행대칭성을 19%까지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속도역시 20%가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웨러블 로봇의 출시 가격을 수 백만원대로 계획하고 있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용이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리워크, 엑소바이오닉스, 파커하니핀과 같은 로봇 회사에서 나오는 웨어러블 제품은은 수천만원대의 가격표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종합기술원 관계자는 "연구 차원에서 다각도로 검토해봤지만 의료기기냐 비의료기기냐 등 상용화 시점을 결정하지는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삼성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을 최고 수준이다. 논문이나 연구자료를 통해 입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케어∙에어∙리테일 등 3가지 종류의 '삼성봇'도 소개했다. ‘삼성봇 케어’는 실버 세대의 건강과 생활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로봇 전면 디스플레이 하단에 있는 센서에 손가락만 갖다 대면 혈압과 심박수 등의 건강 정보를 로봇이 알려준다. 위급 상황시에는 자동으로 119에 연락해 사용자를 보호한다.
‘삼성봇 에어’는 집안 곳곳에 설치된 공기질 센서와 연동해 집안 공기를 관리한다. ‘삼성봇 리테일’은 쇼핑몰이나 음식점, 상품매장 등 리테일 매장에 맞춰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LG전자도 이번 CES에서 허리근력을 보조하는 ‘LG 클로이 수트봇’과 로봇 제품들을 전시했다. 산업현장이나 물류공간에서 사용자를 도울 수 있는 ‘LG 클로이 수트봇’은 LG전자가 지난 8월 선보인 하체근력 지원용 로봇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LG 클로이 수트봇'은 반복되는 작업에서 사용자의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 사용자가 일정 각도 이상으로 허리를 굽히면 이를 감지해서 로봇이 준비상태에 들어가고, 사용자가 허리를 펼 때 로봇이 사용자 허리에 가해지는 힘을 보조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LG전자가 지금까지 공개한 클로이 로봇은 ‘수트봇’ 2종과 ‘안내로봇’, ‘청소로봇’, ‘홈로봇’, ‘잔디깎이로봇’ 2017년 CES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서브봇’, ‘포터봇’, ‘카트봇’ 등 모두 9종이다.
LG전자는 가정용에서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 모색하면서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로봇 사업을 적극 키워나갈 전략이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이날 CES 기조연설에서 ”로봇들이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을 클라우드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여러 로봇이 협업해 고객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지능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로봇 기술 확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 이후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 로봇 감성인식 분야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크릴’,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지분을 투자하며 외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사회가 점차 고령화 되고, 건강과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면서 로봇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지난 2016년 1000억원에서 오는 2026년에 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