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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파업] 시민 반응 싸늘… 불참직원들 정상운영 고군분투

2019-01-08 14:32 | 박유진 기자 | rorisang@naver.com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KB국민은행이 주택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만에 단일 은행으로는 유례없는 총파업을 진행하면서 영업 현장이 혼잡을 빚고 있다.

8일 오전 서울시 중구 소재 A지점에 통화 연결을 시도하자 '상담 업무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라는 안내음이 흘러나왔다. 장시간 대기 끝에 전화를 받은 상담원에게 영업점서 대출 상담이 가능하냐고 묻자 "오늘은 어려우니 내일 찾아달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는 인근에 대출 상담이 가능한 지점을 묻는 질문에 "그것까진 안내가 불가능하다"며 "A지점 영업점 직원을 연결해주겠다"고 했다.

한참의 통화연결 시도 끝에 받은 이는 자신을 "부지점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현장에서 대출 상담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전화로 기본적인 상담부터 하시는 게 좋다"며 "담당 직원이 자리를 비웠으니 10분 뒤에 전화해주길 바란다"는 답변을 남겼다.

다른 지점들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C지점의 경우 다행히도 출근 인원은 8명으로 확인됐다.본점서 급히 투입한 긴급 인력을 포함해 지점장과 부지점장 등이 모두 합친 인원인데, 지점장과 부지점장의 경우 사실상 실무가 불가능해 현장선 아랫 직원만 바쁜 모습이 연출됐다.



영업점을 비운 뒤 직원들이 향한 곳은 체육관이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전날 오후 9시부터 서울시 송파구 소재 잠실학생체육관에 모여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반대 파업 이후 단일 은행으로는 유례없는 총파업을 치루고 있다. 

이날 파업 참여 인원은 주최 측 추산 1만여명, 사측 추산 5500명 정도다. 전체 국민은행 직원이 1만7000여명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참여율이 높다. 지난 2016년 금융권성과연봉제 저지 파업 때 참여인원이 전체 노조의 3% 수준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참여도가 높다.

이들이 파업에 나선 이유는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때문이다. 현재 국민은행 노사는 성과급 지급 규모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 제도 도입 등을 힘겨운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페이밴드가 사실상 성과연봉제와 같다며 신입행원 등에 적용된 것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또한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성과급과 관련해서는 300% 지급안 등을 사측에 요구했고, 사측이 이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파업'이라는 극단적 상황에 치닫게 됐다.

노조는 이날 총파업 이후 노사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이달 31일과 다음달 1일을 시작으로 추가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반응인데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한 상황이다.



잠실에서 만난 택시 운전사 C모 씨는 국민은행의 파업 소식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딱히 좋은 풍경이 아니다"며 "국민은행 직원하면 국내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엘리트 집단에 월급도 높을텐데, 성과급 문제로 파업한다니 씁쓸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지난해 택시 업계는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해 대규모 총파업을 단행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얻은 바 있다. 김 씨 또한 자신도 카풀 도입 반대 파업에 참여했다고 소개하며 합법적 파업에 대해서는 취지를 공감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택시업계와 은행권의 파업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며 비판적 견해를 내놨다. 김 씨는 "우리는 카카오가 불법 영업을 하고 있고, 생계를 위협받을까 들고 일어선 것"이라며 "고액 연봉을 받는 은행권 파업과는 취지 자체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시민들의 이같은 반응을 국민은행 직원들 또한 느끼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파업 현장에서 만난 퇴계로지점 소속 D모 씨는 "성과경쟁이 치열한 은행들 입장에서 결국 페이밴드를 도입하라는 것은 과당경쟁에 나서라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은행 직원들은 실적때문에라도 회사에서 요구하는 상품을 고객이 원하던 원치 않던 판매하고 있다"며 "성과체제로 가게 될 수록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고객들로 노조의 요구는 당초 약속했던 산별교섭 내용을 지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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