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오전에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와 관련, “너무 실망스럽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한민국의 비상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한 반성, 대안을 기대했는데 결국은 스스로 칭찬하는 ‘공적조서’만 내놓은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경제는 사람 중심의 경제라고 말하지만, 지금 정부의 경제정책은 사람 중심이 아니라 사람 잡는 경제라는 말이 시중에 있다”라며 “경제정책을 끝까지 고치지 않겠다는 말로 보여서 대통령의 불통도 너무 불통이라고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안보 현안은 남북관계에만 매몰돼 있어 아주 단순하게 보는 것 아닌가”라며 “한미와 한일, 한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한마디 언급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대책 등 구체적 언급이 없었던 점도 꼬집었다.
또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답변을 두고서도 날을 세웠다. 오늘 중 독자적으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선 김 전 특감반원 건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진 것에 불과하고, 김 전 특감반원의 개인 문제다. 수사에서 밝혀질 거다’라고 얘기했는데, 이게 바로 ‘수사 가이드라인’ 아니냐”며 “특검법을 오늘 안으로 발의하겠다. 바른미래당과도 협의하겠지만, 속도를 늦춘다면 특검법을 독자적으로 발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신 전 사무관 건은 “결국 젊은이가 치기 어린 얘기를 했다는 식으로, 용기 있는 폭로에 대해 치기로 폄훼했다고 본다”며 “대통령 중심의 권위주의적 세계관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의 신년사는 정말 실망스럽다”라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과 육군참모총장이 모처에서 만난 것과 군 인사서류 분실 사건 등에 대해서는 “행정관이 스스로 판단해서 만났는지, (그렇게) 만났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행정관이 누군가의 심부름으로 만났다면 몸통이 누구인가 하는 의문점이 있다”고 했다.
또한 “(분실된) 인사기밀에 과연 무엇이 적혀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고, 지금 잃어버렸다고 하는데 정말 분실된 건지, 건낸 건지, 분실됐다면 어디서 분실됐는지 등 모든 게 하나하나 밝혀야 할 의혹”이라며 “민간인 신분이었던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만났던 점 등에 있어서도 일종의 군 인사 문란을 넘어선 여러 가지 함의 있는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는데, 단순히 국방위를 여는 것을 넘어 군기 문란 사건에 대해 더 집중해 당 차원에서 조사 등을 시작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