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두고 “문재인 정권의 사법장악 시도를 저지하겠다”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또 현 사법부를 ‘우·민·국 사법부’로 규정하고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당은 이날 주호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문재인 정권의 사법장악 저지 및 사법부 독립수호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주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를 통해 “(문재인 정권의 사법부는) ‘우ㆍ민ㆍ국’ 사법부”라며 “특정 단체 출신으로 (사법부) 인사를 구성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위장전입 등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이 정권과 코드가 맞다고 해서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구성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사법부 독립은 외부로부터의 독립이 중요했지만, 지금의 사법부는 내부로부터 무너져가는 위험에 처해 있어 안타깝다”라고 우려했다.
한국당은 특히 김 대법원장을 사법부 몰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주 의원은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김 대법원장의 배석판사 출신인 김형연 전 판사가 가 있다”며 “청와대와 김명수 대법원이 은밀하게 내통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노정희·박정화·김상환 대법관이 우리법연구회 및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점도 문제 삼았다. 김 대법원장이 이념적으로 편향된 사람을 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대법원장이 당초 비상설 자문기구에 불과했던 전국법관대표회의를 법률상 기구로 승격시킨 점도 거론됐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지난해 법관 탄핵을 싸고 정치적 목소리를 냈으나, 사법부 일각에서는 이들의 결정에 “대표성이 없다”며 반발한 바 있다. 주 의원은 “(김 대법원장이) 위헌적 단체를 징계하기는커녕 법제화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사법부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강정마을 주민 사면복권 등 치욕적인 발언을 했음에도 (김 대법원장은) 항의나 반박하지 못한 채 부하직원이 훈시 듣듯이 침묵했다”라며 “일자리 부풀리기에도 사법부가 참여해 행정부 산하기구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특위 위원인 곽상도 의원은 “김 대법원장의 인사청문회 당시 춘천지방법원장 1년여 경력밖에 없어 사법부 전체를 끌고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했다”라며 “실제 드러나는 현실이 사법부 전체를 초보운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나아가 “(정치권에서) 판사 탄핵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음에도 현안에 대해 김 대법원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라며 “2년여 재직 중 법원행정처장이 3번이나 바뀌었는데 조직운영 관리가 이정도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특위 위원인 김도읍 의원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 7명 모두가 위장전입과 탈세, 논문표절 등 문 대통령이 공언한 공직자 배제 원칙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라며 “코드만 맞으면 임명을 강행하는데, 어느 국민이 대법원을 신뢰하겠나”라고 역설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김 대법원장을 앞세운 문재인 정권의 사법장악 시도는 이제 사법난국으로 치닫고 있다”라며 “코드인사로 이념편향을 획책하는가 하면 병역거부자 무죄 등 문재인 정부의 사법부는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자유한국당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사법장악 저지 및 사법부 독립수호 특별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었다./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