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새해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연초 5G 통신 장비 생산 공장 가동식에 참석하는 한편, 청와대가 주최한 신년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와 만나는 등 외부와의 소통도 늘리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 이 부회장은 15일 오후 다른 기업 총수들과 함께 청와대에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 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이 부회장이 어떤 말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기업과 중견기업인 130여 명과 함께 청와대에서 주관하는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이번 만남에 대해 “신년 인사회, 7일 중소·벤처 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은 재계와의 소통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반기업·친노동’ 기조를 유지했던 문 대통령은 최근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기업과의 소통을 늘려가고 있다. 다만 이날 행사는 청와대 주도가 아닌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토론을 주재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토론을 진행하고, 참석하는 분들 의견과 건의사항, 개선사항이 가감없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65분정도 토론이 진행된 후 미세먼지 정도에 따라 간단한 산책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나온 건의·개선사항은 관련 부처나 기관 사후까지 답변하도록 문 대통령이 사전 지시를 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날 나온 이야기는 모든 부처 기관, 실제 정책 내용과 관련해 대책 방안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때문에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의 이 부회장이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기업 이슈에 대해 논했다가 고통의 시간을 보낸 바 있어 실질적인 이야기는 오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 자리가 진정으로 경제성장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양측 모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옳지만 과거에 좋지 않은 경험도 있고, 어떤 대화가 오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문 대통령이 주재한 신년회에 참석한 이후 3일 삼성전자 수업장을 방문해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달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하는 등 현장 경영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시 사업장 내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며 셀카를 찍기도 했다.
또 지난 4일에는 기흥사업장을 방문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빈 그릇을 반납하러 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직원 인스타그램 캡처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메모리반도체시장의 정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추진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나가자”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10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수원사업장을 방문했을 때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도전하면 5G나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성장산업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과 함께 발전해야만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상생의 선순환과 더불어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통해 미래인재를 지속해서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사 후에 이뤄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삼성의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을 들고 있는 기자에게 “갤럭시였으면 내가 한 마디 했을 텐데”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 행사에는 대기업에서는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최정우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이 참석한다.
또 중견기업에서는 정몽원 한라회장, 손정원 한온시스템 대표, 우오현 SM그룹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39명이 함께 한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