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란 문구가 삭제됐다. 대신 ‘대한민국 위협세력은 적’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간되는 국방백서로 이번에 북한을 자극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킬체인'(Kill Chain), '대량응징보복'(KMPR)이란 용어도 빠졌다. 이를 대신해 ‘전략적 타격체계’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국방백서는 ‘우리의 적’에 대해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라고 표기했다. 북한을 특정하는 대신 모든 위협·침해세력을 적이라고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백서는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와 화해·협력의 관계를 반복해왔지만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환경을 조성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백서는 2004년부터 2년에 한번씩 짝수해에 제작해오고 있으며, ‘2016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며 “이런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표기했었다.
이보다 앞서 1995년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을 ‘주적’(主敵)이라고 표현했다. 김대중 정부 때에도 ‘주적’이라는 표현을 쓰다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 용어를 쓰지 않았고, 논란이 일자 2001~2003년에는 국방백서를 아예 발간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때인 ‘주적’이라는 표현대신 2004년 ‘직접적 군사 위협’과 2006년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라는 표현이 국방백서에 들어갔고,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에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다시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해왔다.
이와 함께 백서는 북한이 요인 암살 작전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가 창설한 것을 확인했다. 북한은 2016년 11월 4일자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특수작전대대의 전투 임무 등을 보도했다고 백서는 설명했다. 특히 특수전 부대의 위상 강화를 위해 ‘특수작전군’을 별도의 군종으로 편성, 분류하는 등 특수작전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백서는 북한의 핵능력과 관련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50여㎏을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고농축우라늄(HEU)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6 국방백서와 동일한 표현이다.
다만 북한이 2017년 7월과 11월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화성 14형과 15형을 각각 발사한 것에 대해서는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실거리 사격은 실시하지 않아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우리 군 전력과 관련해서는 현재 59만9000여명인 상비병력은 오는 2022년까지 50만명으로 감축된다. 육군이 46만 4000여명에서 36만 5000여명으로 줄어들고 해·공군, 해병대는 정원이 유지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36명인 장군 정원은 2022년까지 360명으로 76명 감축된다고 밝혔다.
국방백서는 국방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전자책 형태로 열람과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앞으로 국회와 정부기관, 연구소, 도서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북한은 적'이란 표현이 공식 삭제됐다. 이번 국방백서는 1967년 이후 23번째로 발간됐다. 사진은 2018 국방백서 내용 중 '적' 표현 부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