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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정보 제공도 강화

2019-01-22 11:34 | 박유진 기자 | rorisang@naver.com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 직장인 박 씨(31세)씨는 주거래은행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했다가 거절 통보를 받게 됐다. 은행은 박 씨에게 '직장 내 직위가 상승했지만 연봉에는 변화가 없어 신용도가 상승하지 않았다'며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구체적 사유를 제시했다.

소비자가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때 은행들은 처리 결과를 반드시 통보해야 한다. 처리 결과 제공 시 승인, 거절 사유에 대해서는 박 씨의 사례처럼 구체적인 근거를 작성해 통보해야 한다.

22일 금융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조작 사태에 따른 후속 조치안이다.

이번 개선안에 따라 우선적으로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이 강화된다. 앞으로 은행권은 대출을 실행할 때 소비자의 기초정보와 금리정보가 담긴 금리 산정내역서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까지는 고정·변동금리 구조와 수준, 금리인하요구권 등이 담긴 대출·추가약정서, 상품설명서만 배포했다면 앞으로는 소득 담보, 기초정보 등을 모두 포함해 제시해야 한다. 소비자가 제공한 기초정보가 대출심사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확인하는 조치다.

금리정보에는 최종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기준금리, 가산금리, 가감조정금리를 구분하되 가감조정금리는 우대금리와 전결금리를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또 신용등급이 바뀐 소비자에 금리인하 혜택을 부여할 수 있도록 금리인하요구권도 명시키로 했다. 이후 소비자가 금리인하를 신청한 경우 처리 결과에 구체적인 사유를 적어 통보하도록 바꿨다.

이 외에 대출계약의 체결, 갱신, 연장, 금리인하요구에 따른 기초정보 변경 시, 변동금리대출의 금리변동주기 도래 시 내역서를 제공한다.

대출금리 운용 체계도 대폭 개선된다. 앞으로 은행들은 대출금리 산정 때 차주로부터 제공·확인받거나 신용정보시스템 등에서 조회한 기초정보에 근거해 금리를 산정해야 한다.

은행이 고객의 소득과 담보를 과소 입력하거나 누락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또 대출 과정에서 산출된 금리를 변경할 때는 반드시 내부승인을 거쳐야 한다.

금리산정체계 운영실태와 관련해 본점은 주기적으로 지점의 업무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기록해 관리해야 한다.

사후 점검 결과 부당 행위 발견 시 은행, 임직원에 대한 제재조치가 가능하게 법률도 개정할 예정이다. 현재 국회에는 부당금리 산출 시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 부과안과 제재조치안이 담긴 '은행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금융당국은 이날 은행들이 합리적인 대출금리를 산정할 수 있도록 가산금리 항목도 조정한다고 밝혔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기준금리에는 코픽스와 금융채, CD금리 등 시장 전체의 자금조달비용이 반영돼 투명성이 담보된다. 반면 가산금리는 개별은행이 대출과 관련된 업무원가, 목표이익률, 우대금리 등을 고려해 산정하므로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이번 개선안에 따라 가산금리 구성항목의 수치가 주기적으로 재산정될 예정이다. 가산금리 산정 때 포함되던 유동성, 리스크프리미엄은 원칙적으로 월 1회 이상, 업무원가와 법적비용, 마진(목표이익률), 자본비융과 같은 간접비 항목은 1년동안 동일하게 적용하되 근거가 명확한 경우에만 재산정할 수 있다.

이 외에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에 따라 비교공시제도도 개선될 예정이다. 가감조정금리는 우대금리와 전결금리를 가산금리와 구분해 별도항목으로 공시해야 하는 것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현재 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이 한달 간 취급한 대출의 가중평균금리를 비교공시하고 있는데, 가산금리에는 가감조정금리까지 포함돼 가산금리가 더 낮아보이는 착시효과 존재했다.

중도상환 시 변동금리대출의 수수료도 인하된다, 인하 여력에 따라 담보대출의 경우 0.2~0.3%포인트, 신용대출은 0.1~0.2%포인트 인하가 예상된다. 구체적 인하 수준은 각 은행이 자사의 대출 종류별 이자손실을 추계해 개별적으로 결정한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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