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중진의원들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한미 양국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다음 달 북미정상회담 의제로 주한미군 철수가 거론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회의에서 5선의 원유철 의원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관련된 방위비 협정이 비용 부담의 적정성과 합리성으로 협상이 돼야 함에도 양국의 기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어서 국민의 안보 불안감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며 “한미동맹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또 “한반도 평화유지나 우리 국민의 안정, 국가의 안보를 담보하는 협상을 밀리언이냐 빌리언이냐 하며 숫자놀이 하는 것은 애들 기 싸움하는 것 같아 솔직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며 “한미동맹의 슬로건인 ‘위 고 투게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원 의원은 “방위비 협상에서 정부의 무능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동맹국인 미국과의 소통은 안보는 물론 경제에서도 매우 중요한데 북핵폐기를 위한 대북제재가 한창일 때 엇박자를 내서 신뢰에 금이 간 상태고, 저희 나름대로 분담금을 내는데도 이를 트럼프 행정부에 제대로 인식시켜주지 못하는 것에도 정부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차 미북정상회담 전에 방위비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며 “미북회담 테이블에 절대로 주한미군이 의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6선의 김무성 의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중에 방위비 분담금을 해당국에 전액 부담시키겠다고 천명했고, 안 될 경우 미군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수차례 언급했다”며 방위비 협상 문제가 예고된 외교 현안임을 강조했다.
이어 “북핵 협상을 논의해야 할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미리 잘 준비해서 협상에 임했어야 했는데, 무능한 정부의 잘못된 자세로 협상이 결렬돼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도 무능한 문재인 정부는 북핵 핑계를 대면서 한미동맹의 위기를 초래했다”며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벌이고, 미북회담이 시작되기 전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도 “방위비 분담 협상을 놓고 한미동맹이 삐거덕거리고 신뢰 관계가 무너지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북회담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 속에서 움직이는 거래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한미 간 신뢰가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한미 간 신뢰가 분명하다면 방위비 협상도 이러한 입장에서 임해야 한다”며 “양국 모두 협상을 진지하게 전환하고, 작은 차이에 집착할 때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23일 국회에서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었다./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