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30년 프로필렌옥사이드(PO)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 PO '탑 티어'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3일 SKC 울산공장에 가보니 여느 석유화학공장과 마찬가지로 자동화된 설비를 운전하는 소리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는 펌프(액체 이동설비)와 콤프레셔(기체 이동설비)가 내는 것으로, 근무환경을 위해 85데시벨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공장에서 만난 하태욱 SKC 화학생산본부장은 "국내에 머물렀던 SKC의 화학사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으로, 시작은 친환경 HPPO 공법"이라고 말했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SKC 울산공장은 12만평 규모의 컴플렉스(CLX)로, 1987년 석유공사와 아코케미칼이 50대 50으로 조인트벤처(J/V) 설립하면서 조성된 이후 1991년 PO/SM·PG·폴리올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또한 2001년 SKC와 통합한 이후 2009년 세계 최초 HPPO 공장 상업 가동을 개시했으며, 2012년 HPPO 130% 증설을 진행했다.
230명 가량 근무하고 있는 이 공장은 생산운영지원·SHE·PO생산·생산기술·EM(설비)·품질보증 등 6개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증류탑의 경우 내진설계가 적용돼 리히터 규모 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SKC 울산공장 HPPO 공정 전경/사진=SKC
또한 연간 31만톤의 PO와 15만톤의 프로필렌글리콜(PG)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HPPO 공법으로 만들어지는 물량은 13만톤 가량이다. 이는 SKC가 2008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것으로, 과산화수소(H2O2)를 활용해 PO를 만드는 공법이다.
하 본부장은 "동남아 등에도 생산거점을 구축, 2025년 글로벌 PO 생산량을 100만톤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지난 2017년 PG 생산량을 5만톤 확대하는 등 고부가 PG 비중도 높이고 있어 화학사업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중국·동남아 지역 진출 관련과 비롯해 "유럽·미국·중동은 이미 메이저 업체가 있어 경쟁하기 쉽지 않은 반면, 이들 지역은 진출 가능성도 있고 제품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진출시 개방할 것은 개방하고 보호할 것은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시장은 PG가 쓰이는 화장품 및 약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간 6% 가량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동남아 지역은 이들 품목이 포함된 5대 유망소비재의 진출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O는 PG의 원료다.
SKC는 현재 △중국 석유화학업체 QXTD △독일 화학업체 에보닉 △독일 엔지니어링업체 티센크룹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와 합작해 중국 산둥성 쯔보시에 HPPO 공법을 적용한 PO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생산량은 30만톤으로, 울산공장 PO 생산량 수준이다.
SKC 울산공장에서 근무자가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SKC
하 본부장은 HPPO 공법에 대해 "H2O2에서 산소분자를 떼어내 프로필렌(PP)에 붙이는 것으로, 2000년대 중반만 해도 파일럿 단계에 머물렀다"며 "매우 까다로운 공정이지만, 물 이외에는 부산물이 나오지 않아 친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SKC는 2년 만에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10년 넘게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증류탑에서 나오는 유증기를 다른 증류탑의 열원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60% 이상 절감, 연 100억원 가량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액화석유가스(LPG) 및 프로필렌 저장 탱크 등을 지나 도착한 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MNCS)의 쇼룸에서는 냉장고 단열재·자동차 부품·액화천연가스(LNG)선 보냉재 등 제품이 들어간 품목들을 볼 수 있었다.
MCNS는 2015년 일본 미쓰이화학과 SKC의 폴리올 부문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톨루엔디소시아네이트(TDI)와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및 폴리올 등 폴리우레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