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피선거권을 둘러싼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황 전 총리는 예정대로 오는 29일 오전 10시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전대 출마 자격을 놓고 백가쟁명식 논쟁이 오갔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비대위원들은 “당헌·당규를 적용함에 있어 예외는 없다”는 입장으로 황 전 총리가 불출마하는 게 맞다는 논리를 폈다.
이날 회의에서 “지금 한국당은 역사의 흐름에서 벗어나려 한다”고 운을 뗀 최병길 비대위원은 황 전 총리를 겨냥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분이 우리 당의 인적쇄신 대상이 아닌 영입 대상이 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11조 1항을 들어 “당헌·당규는 모든 당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고, 예외적이어서는 안 된다”고도 피력했다.
정현호 비대위원도 “최소한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해야 당원이다. 예외는 없어야 한다”며 “나는 다르다, 나는 예외다, 그 게 특권이 아니고 무엇이냐. 힘과 영향력이 있는 유력인사는 인물영입을 통해 당에 들어왔으니 예외로 해줘야지 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궤를 같이했다.
반면 이만희 의원은 “당 대표 출마자격에 대해 많은 논쟁이 오가는데, 보수통합과 화합을 원하는 국민 열망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당 대표 또는 최고위원 선거에 누구든 출마해서 침체에 빠진 당을 살리고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아주기를 (국민은) 원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보다 앞서서는 한국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이 논평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되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출마해 침체에 빠진 당을 살리고 다시는 계파 논쟁이 없도록 하는 용광로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김 위원장과 김용태 사무총장을 향해선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큰 책임을 느끼고 앞으로 언행을 무겁고 신중하게 해달라”고도 요구했다.
한국당 당헌에 따르면 피선거권은 책임당원에게만 주어진다. 그러나 지난 15일 입당한 황 전 총리는 ‘책임당원이 되기 위해선 당비규정에 정한 당비를 권리행사 시점에서 1년 중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당에서 실시하는 교육 또는 행사 등에 참석해야 한다’는 당규에 맞지 않아 책임당원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이에 한국당 전대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9일 오전 회의를 열고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 여부를 놓고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선관위에서 내려진 결정은 이후 비대위 의결을 거치게 되는데 김 위원장은 줄곧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 왔다.
한편, 이번 사태의 중심인물인 황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 한국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내일을 이야기하겠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책임과 희생을 다한 국민과 함께하는 도전”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식을 가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