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설 연휴가 끝나가고 있지만, 2월 임시국회는 여전히 ‘시계 제로’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각종 현안을 두고 으르렁거리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김경수 경남지사를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은 서로를 향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 민주당이 김 지사의 판결 이후 사법농단 세력·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꾸려 사실상 ‘판결 불복’ 움직임을 보이자 한국당은 “조직적인 재판 뒤집기 시도이자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라며 맹비난하는 양상이다.
이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으로 촉발된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앞서 야권은 문 대통령 대선 캠프 활동을 이유로 조 위원의 인사청문회를 파행한 바 있다. 한국당은 이대로라면 2월 임시국회도 보이콧 할 태세다.
또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국정조사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한 특검·청문회 도입 등도 설 이후 풀어내야 할 과제다.
이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각종 민생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일단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는 내용의 ‘유치원 3법’은 물론 체육계 성폭력 근절 법안, 의료인의 안전을 보장하는 ‘임세원법’ 등은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울러 군소 정당이 줄곧 요구해 온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 논의도 현재 별다른 진척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다만 설 연휴 기간 휴식기를 가진 여야가 물밑 협상을 통한 국회 정상화에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지금의 대치가 장기화되면 국민적인 비판을 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여야 회동 직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했었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설 연휴 동안 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전경./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