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설 명절 이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실소유자 및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상 겨울 비수기에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부동산 시장이지만, 올해는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게 수요자들의 중론이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가족들이 모두 모인 연휴 기간, 매수 및 매도인들이 부동산 관련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며 사고 팔 시점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설 연휴 부동산 시장은 다주택자들의 선택에 달렸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사진은 항공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 /사진=미디어펜
실제 설 연휴 앞뒤로 아파트 매매량이 증가했다는 점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연휴 이후 시장의 흐름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지난 1일 한국감정원이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설날 전후 월간 주택거래량 현황’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8년까지 5번의 설 연휴를 전후해 아파트 매매량이 모두 증가했다.
전국을 기준으로 설 전후 거래량이 가장 크게 증가했던 때는 2015년이다. 설날이 포함된 2월에는 5만7885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3월은 37%(2만1427건)나 늘어난 7만9312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거래량 또한 8682건에서 1만3602건으로 56%가량 늘어났다.
2014년 및 2016년, 2018년 2~3월 또한 설 연휴를 전후해 전국 1만건 이상, 서울은 2000건 이상 매매량이 증가했다. 2017년의 경우 증가폭은 가장 적었지만 전달 대비 2000건 이상(서울 133건) 매매 건수가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반드시 이 같은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절벽이 확산되는 데다 가격 역시 하향 흐름을 보이는 등 여느 때보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의 ‘1월 마지막 주(28일 기준) 주간 가앞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0.14%나 떨어졌다. 한 주 전(-0.11%)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이자 지난 2013년 8월 첫째 주(-0.15%)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1월 서울 아파트값 누적 하락률은 -0.43%를 기록했다. 1월 기준 서울 집값이 하락한 것은 금융위기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졌던 2013년(-0.45%) 이후 처음이다.
거래량이 줄고 가격 역시 떨어지는 상황에서 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바로 ‘다주택자’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소유한 일부 주택을 처분할지, 임대사업자로 등록할지, 아니면 양도세·보유세 중과를 버텨낼지 등 다주택자들의 선택에 따라 시장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다주택자는 117만명에 이른다. 이들이 보유한 주택 351가구 중 10%가량만 시장에 나와도 올해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인 32만 가구를 웃도는 상황이 된다. 물량이 쏟아지면 시세 상승이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은 급매물 중심의 한두 건의 거래가 시세를 좌우하는 형태”라며 “기형적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는 것은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시 여부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