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금융권의 전망이 우울하다. 금융산업의 이익 효자였던 은행업은 규제 정책에 따라 대출 영업에 제한이 걸렸고, 금융업 진입 규제가 대폭 완화돼 금융사 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 십년 간 유지해왔던 영업 관행이 어려워지자 올해 5대 금융지주 운용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경영 과제에 전면 도입한 상태다. 가계대출 영업 전략을 기업금융 확대로 바꾸고 비은행 부문의 자산 비중을 끌어올려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미디어펜은 '리밸런싱 2019'를 통해 금융사들이 위기 속에서 찾은 대안과 그동안의 한계점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연초부터 체질개선과 리스크 관리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7일 NH농협금융에 따르면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올해 경영 전략 방향으로 ▲자본효율성 제고 및 자산·부채 리밸런싱을 통한 체질개선 ▲경영인프라 개선 및 미래지향적 내부 혁신 ▲미래 금융환경에 요구되는 금융인의 DNA ▲금융회사 성장기반 강화에 필요한 자세 등을 강조하며 순익 목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경영전략과 목표를 자회사 성가평가 핵심항목으로 반영하고 8개 자회사 대표이사와 경영협약(MOU)를 체결한 상태다.
경기도 고양시 소재 NH인재원에서 개최된 '2019년 농협금융 경영전략회의'에서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사진 오른쪽 첫번째)이 사업부서 별 경영전략을 듣고 있다./사진=농협금융 제공
김광수 회장은 지난달 21일 서울시 중구 소재 농협금융 본점에서 열린 경영협약식에서 임직원들에 "체질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 기반 구축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향후 고객가치 중심의 사업 재편, 미래 신성장동력 강화, 자원 배분 최적화 등 고효율 경영체계 정립 등을 중심으로 범농협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기반으로 순이익 1조5000억원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부서별로는 사업결의도 추진했다. 미래 신성장 동력을 책임지는 디지털금융 부문의 경우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 1000명 양성, 디지털 연구개발(R&D) 구축, 업무효율화를 위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남영수 디지털금융부문장(CDO)은 지난달 11일 사업결의를 다지는 자리에 참석해 "올해 디지털 R&D센터 구축을 통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분야 연구·도입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디지털혁신 가속화를 위해 꾸준하게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저금리 기조 지속,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과 국제결제은행(BIS)의 새 회계 기준 바젤Ⅲ 추가 도입과 관련해서는 지주 차원에서 통합 리스크관리에 나설 것을 밝혔다.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른 리스크관리 체계 고도화, 기업 신용평가 시스템 개선 등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업대출 실행 때 신용평가 역량을 제고하고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분석을 통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개선키로 했다. RORWA는 대출자산 별로 위험가중치를 부과해 산정한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순이익의 비중을 따진 것이다.
쉽게 말해 은행들마다 보유한 대출 자산에 각각 수익성과 위험도 가중치를 부여해 지표화한 뒤 안전자산이 많은지, 위험가중자산이 많은지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이는 금융권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에 비해 자산 효율성을 정교화하는 강점이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제2금융권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 등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관리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을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익 효자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경우 올해부터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농가 실익 증대를 위해 출범한 취지상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해외 진출이 더뎠던 관계로 올해부터는 홍콩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깃발을 꽂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해외 지점은 총 5곳으로 지난해 9월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출범 이후 오는 2020년 하반기에는 홍봉지점 개설을 목표로 인가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해외 진출 계획을 견고히 하고자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지난달 27일부터 홍콩,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해 현지 금융감독청 관계자 등과 만나 협력과 지원 방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