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대표 스포츠용품 브랜드와 협력해 웨어러블 기기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케빈 프랭크 언더아머 CEO와 만난 소식이 알려지면서 웨어러블 기기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우리나라를 찾은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언더아머의 케빈 프랭크 CEO와 회동을 가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8~13일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컴퍼니 콘퍼런스’에서 언더아머의 59.99달러(약 6만1000원)짜리 폴로셔츠를 입은 모습이 포착돼 두 회사의 사업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언더아머(Under Armour)는 최근 미국 스포츠용품 최고 브랜드인 나이키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하고 있다.
언더아머는 주로 미식축구와 하키 등에서 활약하는 운동선수들이 유니폼 안에 있는 기능성 밀착 의류 사업에 큰 두각을 나타내면서 급성장했다. 이를 통해 스포츠용품 업계 골리앗으로 불리는 나이키를 대적할 ‘막강 다윗’으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언더아머의 땀 흡수 기능성 밀착 의류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에 참전한 군인들에게 폭염 대비용품으로 큰 각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과 케빈 프랭크 CEO의 회동을 두고 업계에서는 기존 ‘애플-나이키’에 대항할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 연합구도가 그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삼성전자가 언더아머와 손잡고 나이키와 협력 중인 애플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는 예측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스마트 손목시계 ‘갤럭시 기어’를 시작으로 ‘기어2’, ‘기어 핏’을 잇따라 내놓으며 웨어러블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이에 비해 애플은 다수의 센서를 장착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 이를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로 제어하는 웨어러블 밴드 사업의 파트너로 애플에 집중해왔다. 두 회사의 웨어러블 기기 협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나이키는 애플의 아이폰만 지원하는 ‘퓨얼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 부회장과 프랭크 CEO의 이번 회동이 애플의 하반기 스마트 손목시계 ‘아이와치’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그동안 스마트폰 흥행에 이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설정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기 사업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가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델(Dell), 인텔(Intel Corporation) 등 주요 글로벌 IT기업들과 함께 이 분야 연결성 확보를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이러한 관측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디어펜= 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