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현대중공업이 후보자로 확정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일 이같은 의사를 공식 통보함에 따라 산업은행은 다음달 초 이사회를 열고 인수관련 안건을 의결한뒤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으로 얻는 자금을 이번 인수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며, 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최대 1조8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이번 인수가 타결될 경우 국내 조선업계는 기존 '빅3체제'에서 '1+1체제'로 바뀌게 되며, '제 살 깎아먹기'식 저가수주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격협상력 및 생산효율 증대도 기대할 수 있으나, 겹치는 사업부문이 많고 만성적인 인건비 문제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생산 케파를 어느정도 유지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사는 총 16개의 도크 및 2만5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주잔량도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114CGT, 584CGT(표준환산톤수)로 세계 1·2위에 올랐다. 이를 합하면 1698CGT가 되며, 이는 3위를 차지한 일본 이마바리(524CGT)의 3배를 넘게 된다.
그러나 양 사 노조가 이번 인수에 대해 반대 입장을 펴고 있어 합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오는 1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 쟁위행위를 결의하고 18일부터 이틀간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고 11일 예고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12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동반부실이 우려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대한다"면서 "여전히 조선 경기가 불안정한 상태이며, 동반부실에 빠질 경우 구조조정 가속화 및 노사갈등 첨예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이 이번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당초부터 무리였으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카드 아니냐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부터 천억단위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있으며, 지난해도 빅3 중 수주 목표 달성률이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타결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주요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면서 "특히 한국이 조선산업을 지원한 것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위반했다며 분쟁해결절차 상 양자협의를 요청한 일본이 변수"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