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민 기자]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유료방송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인수에 대한 내부 승인 절차를 진행한다. 같은 날 CJ ENM도 이사회를 개최하고 CJ헬로 매각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가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를 인수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 4위에서 2위로 도약하게 된다.
인수가는 8000억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추진한 당시보다 예상됐던 1조원보다 2000억원 정도 낮아진 가격이다.
최근 CJ헬로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4000억원 중반 수준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7000억원 후반이나 8000억원 초반에서 인수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유플러스와 CJ헬로는 가격 등 인수 조건에 대한 전반적인 협의를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후 바로 합병하지 않고 적어도 2년 동안은 독자경영하도록 유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본격 나선 것은 양사간 시너지를 통해 유료방송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먼저 케이블TV 가입자의 인터넷TV(IPTV) 전환에 나서고 합병 후 IPTV 가입자 기반을 확대해 결합상품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5세대(5G) 이동통신 핵심인 미디어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CJ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콘텐츠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최근 지상파 콘텐츠까지 확보해 '옥수수+푹' 카드를 들고 나온 SK텔레콤에 대한 견제에도 나선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확정되면 '통신사-케이블' 짝짓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은 점유율 기준으로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 31%, SK브로드밴드 14%, CJ헬로 13%. LG유플러스 11%, 티브로드 10%, 딜라이브 7%, CMB 5%, 현대HCN 4% 순이다.
1위 KT와 2~4위의 격차가 크지만 4위 LG유플러스가 2위 CJ헬로를 인수하면 KT와 격차를 7%로 줄이며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또 2위 SK브로드밴드가 큰 격차로 3위로 밀려난다.
따라서 KT와 SK텔레콤도 M&A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확정되면 가장 급한 것은 SK텔레콤이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2위에서 3위로 밀려나기 때문에 케이블TV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은 2016년 CJ헬로 인수를 통해 1위 KT 견제하려 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에 막혀 무산됐다. 이번에도 2위 자리마저 LG유플러스에게 내줄 수 있기 때문에 발빠른 대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적어도 5위인 티브로드나 6위인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는 이미 매물로 나왔고, 티브로드는 아직 매각에 대한 언급이 없는 상태다.
KT도 LG유플러스가 1위 자리를 위협할 수 있어 그동안 관심을 갖던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 다만 최근 국회에서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훼손을 근거로 KT의 KT스카이라이프 지분 매각이나 합산규제 재도입 등이 언급되면서 추진 속도는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유료방송 시장 M&A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통신사-케이블의 짝짓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M&A를 통해 점유율 격차가 좁혀져 더욱 치열할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