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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미래 먹거리 해결…현대차 정의선 발로 뛰는 광폭 행보

2019-02-13 14:14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올해 초부터 정부의 수소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왔던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이번엔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매년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지상 최대의 가전쇼인 CES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행보를 시작했었다. 다만 올해의 경우 글로벌비즈니스센(GBC) 건립, 수소전기차 로드맵 발표, 광주형 일자리사업 등 국내 현안에 집중하기 위해 CES에 불참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13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번 해외일정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먹거리 신사업 관련 유망 벤처기업 찾기 및 미래차 신기술 투자처 모색 등과 함께 '초읽기' 단계에 접어든 미국발 수입차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번 출장과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새해 첫 해외 출장 지역으로 미국을 낙점한 배경으로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 정책을 꼽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를 그룹 실적 반등의 원년으로 삼은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미국발 관세 폭탄 리스크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말 현대기아차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올해 미국과 중국 등 핵심시장에서 판매와 수익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같은 주문이후 현대차는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현지의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블루북(KBB)이 수여하는 '베스트 바이' 상,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2019 올해의 차'부터 디자인상까지 현대·기아차는 물론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까지 잇달아 수상 소식을 전하며 경쟁력 제고에 청신호를 켰다.

더욱이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텔루라이드 등의 신차와 새로운 차급소개 등을 계획 하고 있다. 고급차 브랜드는 기존의 판매네트워크를 대폭늘릴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발 고율 관세에 발목이 잡힐 경우 정 수석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북미 시장 공략 플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이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자동차 산업 무역수지는 최대 11조 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체 미국 판매 물량 127만 대(현대차 68만 대, 기아차 59만 대) 가운데 전체의 46%인 58만 대를 한국에서 생산해 현지로 수출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수입산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가 입게 될 손실 규모가 각각 1조4700억 원, 1조1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지 고용 문제도 고심거리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의견서'에서 관세부과로 차량 가격이 오를 경우 수익성 악화로 공장 생산직은 물론 미국 전역에 있는 835개 대리점에서 고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북 일정도 마다한 채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 역시 미국 시장이 현대차그룹에 차지하는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월버 로스 상무장관과 조니 아이잭슨 조지아주 상원의원 등 미국 행정부 및 의회 고위 인사들과 잇달아 만나 미국 자동차산업에 현대차그룹이 이바지해 온 점을 거듭 강조하며 관세 면제를 요구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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