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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된 르노삼성 노조, 공장가동률 75%로 하락

2019-02-15 14:36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한국지엠의 뒤를 이어 풍전등화 같은 처지에 놓였다.

르노삼성 노조가 본사의 당부에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잇단 파업을 벌이면서 공장가동률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르노본사의 입장에서 위험부담이 있는 부산공장에 후속물량 배정을 꺼려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



현재 르노삼성은 1월 공장가동률을 수출 물량 생산 계획 등과 연계해 예년과 같이 98%로 계획했지만 파업등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하며 실질 가동률은 75%로 뚝 떨어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이날 또 부분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주·야간조 각각 4시간씩 총 8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벌이는 등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간 총 32차례, 120시간 파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공장가동률은 98%에서 75%로 급락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1월 수출물량 등의 납기를 맞추기 위해 가동률을 98%로 계획한 바 있지만 이에 턱없이 모자란 상황을 보였다.

이달에도 노조가 파업을 지속하고 있어 가동률은 회복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공장가동률 하락은 오는 9월로 수탁생산계약이 만료되는 로그의 후속모델을 배정받는데 있어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은 지난 1일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면 공장 가동 시간이 줄고 새 엔진 개발에 차질이 생기면 르노삼성이 쌓아온 신뢰는 떨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후속 물량 배정을 논의하기 힘들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글로벌 공장들은 객관적인 생산성 지표로 4가지 요건을 집계하고 있다. 매월 품질과 적시납기, 효율성, 생산성 등을 수치화해 글로벌 공장들의 경쟁력을 비교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적시납기는 공장가동률하고 연결되는데 파업으로 납기에 차질이 발생하면 결국 고객과의 신뢰가 훼손 된다"며 "르노 본사에서 파업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한 것은 르노삼성 역시 르노그룹의 일원으로 르노삼성의 납기 차질은 르노그룹의 고객 신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후속모델 배정의 중요한 기준이 될 비용경쟁력은 이미 닛산 규슈 공장이 앞서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비용은 엔화 약세 등의 영향 탓으로 이미 닛산의 규슈 공장보다 30% 높고, 인건비는 2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6년전 르노삼성이 로그 모델을 배정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은 결정적으로 비용경쟁력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고정비의 대폭 인상에다가 이의 관철을 위한 일방적인 파업이라는 노조의 강경한 행보가 도리어 밥그릇을 제 발로 차는 격이 될 수 있어 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1인당 연봉이 약 1억원에 육박하는 현대자동차에 비해 3000만원정도 낮은 상황으로, 노조는 현대차와 비교해 일을 더 많이 하는데 연봉이 낮은 것에 불만을 갖고 이를 이번에 만회하고자 하고 있다"며 "한국지엠의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20%대로 떨어져 구조조정이라는 막다른 길로 갔지만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100% 가동률을 보이는 경쟁력을 갖춘 곳"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자동차산업이 품질과 기술은 뒤떨어지지 않는데도 생산량이 매년 하락해 지난해 7위로 떨어진 것은 고임금과 대립적인 노사문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르노삼성의 강성 노조가 지금과 같이 협상보다 파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한다면 후속물량 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자칫 지난해 한국지엠의 사태를 노조가 자초하는 겪이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대략 인당 2400만원의 고정비를 포함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최대 14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2일 열린 제14차 임단협도 성과 없이 끝났다. 노조는 기본급 월 10만667원 인상, 자기개발비 월 2만113원, 격려금(300만원+기본급의 250%)을 요구하고 있다. 생산성 격려금(기본급의 350%) ·초과이익분배금(사측이 300만원 안팎 제시) 같은 성과급은 임협과 별개로 지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인상 대신 격려금이나 성과급을 모두 합해 최대 140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르노그룹은 혹독한 글로벌 환경에서 원가절감의 압박이 클 수밖에 없어 르노삼성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비용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노사가 협상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은 지난해 로그를 10만7245대를 수출했다. 이는 르노삼성의 전체 판매량의 절반정도에 달한다. 부산공장은 2300여명이 2교대로 작업하고 있다. 로그 물량이 빠져나간 뒤 후속물량이 배정되지 않으면 산술적으로 1교대 전환으로 800~900여명은 일을 놓아야할 형편이 될 수도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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