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LG가 구광모 회장이 강조하는 ‘기본’을 바탕으로 체질을 강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경영 활동에 걸림돌이 될 만한 사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그룹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이 LG그룹 전체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LG는 구 회장을 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제공
구 회장은 올해 들어 특히 ‘고객’을 강조하고 있다. ‘LG만의 고객 가치’를 바탕으로 기업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결국 기본이 튼튼해야 지속 발전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 회장은 지난달 2일 ‘LG 새해 모임’에서 “지금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제시한 고객 가치의 기준은 △LG의 고객 가치는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LG의 고객 가치는 남보다 앞서 주는 것 △LG의 고객 가치는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등 세 가지다.
올해 첫 대외 활동으로 참석한 지난 13일 ‘LG 테크 컨퍼런스’ 에서도 구 회장은 석·박사 과정 R&D 인재들에게 “LG가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을 만드는 일에 여러분의 꿈과 열정을 더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은 계열사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최근 간담회에 나선 권봉석 LG전자 MC/HE 사업본부장 사장도 ‘고객론’를 설파했다.
권 사장은 “고객 관점에서 보면 LG 폰의 정체성이 불명확하고 제품 차별성이 미흡했던 점을 반성한다”며 “실질적인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입장에서 기존의 문제점을 뜯어보고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 탈출 실마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에서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R&D 인재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LG의 미래를 위해 구 회장은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구 회장은 경영에 부담이 될 만한 요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판토스와 서브원 이슈에 대해 빠르게 대응하면서 불씨를 사전에 차단했다. 주식 상속도 관련 법규에 따라 투명하게 납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 회장의 ‘정공법’은 향후 그룹 경영 전반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구 회장은 정부 주관 행사에도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면서 대외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특별수행단에 포함됐던 구 회장은 올해 초 대통령 초청 신년회, 기업인과의 대화에 LG를 대표해 참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예상보다 빠르게 구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되면서 주변의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잡음 없이 구 회장 체제가 빠르게 안착했다”며 “소통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 회장이 앞으로 LG에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