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자유한국당 ‘열린토론미래’ 모임을 중심으로 기업 상속 제도를 당론으로 채택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열린토론미래는 김무성 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대표로 있는 자유한국당 공부모임이다.
열린토론미래는 19일 오전 7시 30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기업 상속은 악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이 같은 공감대를 이뤄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기업 상속세에 대한 설명에 앞서 “학자 만 명이 ‘상속은 나쁜 게 아니다’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국회의원 한 명의 말 한 마디가 더 울림이 있다”며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대표는 “국가 정책은 국민들을 더 잘살게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상속세 제도는 경제성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 변수”라고 설명했다. 기업 상속을 국가 경제발전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가 19일 오전 7시 30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기업 상속은 악인가'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그는 “상속은 부모가 자식에게 무언가를 넘기는 것”이라며 “상속은 돈, 부동산, 기업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대상이 뭐냐에 따라 국민들의 인식도 다르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현금을 상속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부동산에 대해서는 다소 거부감이 있고, 기업 상속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이라며 “기업도 조그만 기업은 허용해주는 분위기인데 대기업의 경우 ‘상속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상속세율은 할증을 고려할 때 65%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이런 높은 상속세가 가능한 이유는 기업 상속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산업화 시절의 대기업 형성 과정을 ‘정경유착’으로 폄훼하는 일각의 시각에 대한 비판이다.
현 대표는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대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대기업의 형성 과정을 ‘정경 유착’으로 평가 절하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치와 경제의 협력 관계를 통해 국가경제성장을 가능케 한 ‘정경협력’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의 존재를 과거 정경유착의 부작용으로 해석하고, 때문에 규제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면 징벌적 상속세를 통해 대기업이 서서히 해체되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열린토론미래는 19일 오전 7시 30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기업 상속은 악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앞줄 왼쪽부터) 김종석 의원, 김무성 의원, 현진권 대표, 정진석 의원, 권성동 의원, 전희경 의원 /사진=미디어펜
현 대표의 발제가 끝난 후 김무성 의원은 “오늘 이 세미나에 참석한 의원들께서 용기를 내 상속세 문제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시키고, 때론 강하게 이야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 상속세 완화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정진석 의원 역시 “(오늘 이야기 한 것을) 기업 상속세 문제를 당론으로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은 “같이 해보자”고 화답했고,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 이름으로 해야 한다”고 거듭 의지를 다졌다.
추경호 의원은 “상임위에서 상속세제에 대한 요건을 완화하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진전을 못 이루고 더 옥죄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기업 상속세를 완화해야 된다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지만 이를 설득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전희경 의원도 “기업 상속세 문제가 정치권에선 급진적 주장, 편향적 주장이 된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나온 고뇌들 역시 한 발짝만 넘어서면 친재벌 발언이라고 왜곡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주장하고 또 주장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진권 대표는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 한국재정학회 회장, 자유경제원 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