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은 21일 부산·울산·경남·제주의 당심(黨心)을 호소하기 위해 부산 엑스코에 모였다. ‘황교안 대세론’이 장악한 전당대회 구도에서 김진태 후보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판이 뒤집어졌다”며 반전의 모멘텀 마련에 안간힘을 썼다.
이날 연설회 첫 타자로 등장한 김 후보의 정견발표는 ‘역전’에 방점이 찍혔다. 김 후보는 “가는 곳마다 김진태를 외치고 있다. 합동연설회와 TV토론회가 계속될수록 당심은 분명해지고 있다”며 “여러분과 함께 김진태가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 보겠다”고 호언했다.
김 후보는 또 “어제 TV토론회를 제대로 보신 분이라면 당 대표는 어떤 사람이 돼야 할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긍정 의사를 밝힌 타 후보와 달리 “사면은 죄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석방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한 본인을 피력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우리 당의 원외위원장이 도대체 몇 번이 바뀌었나. 전·현직 위원장이 무려 네 분이나 되는 지역도 있다는데, 김진태는 묵묵히 당을 지키고 고생한 소중한 분들을 끝까지 잘 받들 것”이라며 집안 표 단속에도 주안점을 뒀다.
정견발표 초반 지지자들로 인해 불거진 ‘우경화 논란’을 의식한 듯 “오늘 제 지지자들, 다른 지역에 계시는 분들은 되도록 오시지 말라고 했다”며 “저는 문재인 정권과 싸우러 나온거지 우리 당의 후보와 내부의 싸움을 하러 나온 게 아니”라고도 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황 후보는 당 대표가 당선된 이후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악화한 지역경제 상황을 ‘대재앙’으로 규정하며 “경제를 망친 주범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지목했다.
황 후보는 “막무가내 탈원전으로 경남 기업 350개가 문 닫을 판이고, 부·울·경을 떠받치는 자동차산업은 세계 5위에서 7위로 추락해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도산 위기”라며 “지역경제의 기둥인 조선산업도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달 실업자가 무려 122만 명을 넘었다. 일자리 예산 54조 원을 퍼부었는데 그 돈, 구경이라도 해 보셨나”라며 “당 대표가 되면 누구 호주머니에 들어갔는지 밝혀내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거론, “무려 8800만 개의 댓글을 조작하고,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여당은) 판사를 쫓아내겠다며 협박하고 있다”며 “정권의 국정농단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설에 나선 오 후보는 황·김 두 후보를 겨냥, “저 말고 다른 주자 두 분이 모두 탄핵이 잘못된 것이라고, 심지어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며 “국민은 탄핵을 역사적 사실로 보고 있는데 이제 와서 ‘탄핵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 우리는 ‘탄핵 부정당’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에 분노하고 있지만, (탄핵 부정) 입장이면 내년 총선을 불보듯 뻔하다”며 “문재인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야 할 총선이 오히려 우리를 심판하는 선거로 둔갑될 게 눈에 보이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