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사진=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미디어펜=김동준 기자]오세훈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는 24일 "잘못된 여론에 편승해 정치적 실리를 취하는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결격사유"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후보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의 '조작설'에 동의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오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치지도자라면 자기 세력, 자기 지지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문재인정부가 민노총을 설득하지 못하고 민노총 세에 업혀가는 정치, 정책적 선택을 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황 후보를 직격했다.
그는 “야당에 열광하고 지지하는 분들이 지금 분노 상태라 법원,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을 믿고 싶지 않아 하지만 그럴 때 바로잡는 게 지도자이지, 그에 편승해서 정치적 실리를 취하는 건 정치지도자로서 결격사유”라고 했다.
이어 “본인도 속으로는 뼈아프게 생각할 것”이라며 “(전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도, 황 후보가 이기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제 충정을 받아 향후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보는 더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날 실시된 당원 모바일 투표율이 20.57%로 작년 전대보다 저조한 데에는 “투표율이 높길 바랐는데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 제게 유리하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현장투표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3위를 기록한 데에는 “실제로 그렇게 나올진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당내에서 오세훈을 지지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지만 우려스러울 정도로 (결과가) 나오진 않을 걸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진태 후보를 향한 이른바 ‘태극기부대’의 열혈 지지에는 “그 분들도 속으로 어떻게 판단할진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지금은 분노가 워낙 격한 상태이나 전대장에 오면 이성이 감정을 제어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 후보는 “제가 대표가 못되는 상황을 가정하면 총선이 다가올수록 제 생각이 날 것”이라며 “오세훈이 대표됐다면 중도표심 얻어오는 데 도움이 될텐데 너무 분노한 상태에서 표 던졌구나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대 과정에서의 아쉬운 대목으로는 ‘시간부족’을 꼽았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기 전 출마 여부를 고심하면서 시간을 허비했고, 막상 선거운동 시작 후엔 민심이 당심으로 옮겨가기까지 시간이 부족했단 평가다.
오 후보는 “막판에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갈등한 시간이 있어서 시간 손해를 많이 봤다. 당원들이 저와 30분만 대화해도 눈빛이 달라지는데 당협도 많이 방문하지 못했다”며 “당심이 변화하는 데엔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시간을 갖지 못하고 모바일 투표에 들어가 아쉽다. 2~3일만 더 있었더라도 이렇게 아쉽진 않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