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우경화 논란과 관련, “한국당은 이제 그렇게 허약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은)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고, 많은 것을 고쳐나가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이 한국당이 다시 역행한다고 했다. 잠시 뒤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굴곡이 있을지언정 전체적으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반드시 간다고 생각한다”며 “새 지도부가 들어오면, 외부 압력이나 국민의 기대에 의해서라도 변화를 크든 작든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태극기 세력’을 두고서는 “절대 당의 주류가 될 수 없다”며 “그런 자신감에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장에서 ‘조용히 하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태극기 세력의 야유와 욕설에 연설을 중단한 바 있다.
이어 “물이 흘러도 굽이굽이 흘러도 앞으로 흐른다”며 “시대가 우경화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굽이친다고 해서 그 물이 다른 데로 가는 게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철학 기반으로 한 사람의 자율을 중시하는 정당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당 지도부의 ‘5·18 논란’에 대한 대응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나름대로 절차를 존중하고 지켰다”며 “전원책 사태 때 느꼈지만, 저 같은 스타일은 어떤 일이 벌어지면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보단 이야기를 많이 듣고, 조율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논란이 당권 주자들 간 화두로 떠오른 데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되도록 말을 안 하려고 한다”며 “이 문제는 당 밖에서 학자나 언론인들이 먼저 평가하고, 그것이 서서히 당안으로 들어와 화두가 되는게 순서상 맞다고 본다‘고 했다.
’보수대통합‘을 두고서는 “보수권 전체 통합이라는 게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인위적으로 당대 당 통합을 해서 보수정당 규모만 키우다간 당내 분란이 일어나 지금처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보다 더 못할 수 있다”고 평했다.
차기 당 대표에 대한 조언으로는 “우리 당에 일정 방향으로 흐르는 변화의 흐름이 있는데 이 것을 잘 읽을 필요가 있다”며 “새 지도부도 과거의 시각이 아니라 저변에 있는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새로운 설계를 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행보에 대한 물음에는 ”총선을 이야기하는 분도 있고 대선을 이야기하는 분도 있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정말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다만 ”일단 비대위원장을 내려 놓지만 당이 변하는 만큼 저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무엇이 부족했는지 생각하고, 고민하고, 배우고, 고치겠다”고도 밝혀 여운을 남겼다.